[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묻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심판 변론이 마무리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르면 다음달 중 탄핵 여부를 선고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변론에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 대표가 참석해 이 장관의 탄핵을 호소하는 진술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의 대표 직무대행과 관계자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심판 최종 변론에서 참석하고 있다. 2023.06.27 leemario@newspim.com |
헌법재판소는 27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이 장관의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이정민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대표 직무대행에게 진술 기회를 부여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故) 이주영 씨의 부친인 이정민 씨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작년 10월 29일은 결혼을 앞둔 딸이 웨딩 플래너를 만나는 날이었다"며 "딸의 남자친구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아이들이 많이 누워있었고 딸의 남자친구가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있는 게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 딸 주영이는 구조가 시작된 지 20분이 지나서야 구조가 됐다. 그 시간 동안 참사의 책임자인 이상민 장관은 대체 무얼 했느냐"며 "자신의 직무를 부정하고 개인의 안위에만 천착해 철저하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참사 직후뿐만 아니라 대응 과정에서도 장관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가족들의 동의 없이 영정 없는 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했고, 참사 이후의 발언에도 유가족을 향한 예의와 배려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 장관은 핼로윈 축제에 수많은 인파가 몰린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도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며 "이태원 참사와 같은 재난이 반복되지 않도록 장관직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진 종합의견 진술에서 국회 측과 이 장관 측은 앞선 변론 때와 마찬가지로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미설치와 경찰 등 대응 인력이 적시에 투입되지 않은 이유, 이 장관이 긴급구조 지휘권 등을 행사하지 않은 배경 등을 두고 각자의 주장을 펼쳤다.
국회 측은 "피청구인(이 장관)을 파면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와 같은 참사의 재발을 막을 수 없고, 훼손된 헌법질서가 회복될 수 없다"며 "공무원이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해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도록 피청구인은 파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진술에서도 "재난안전법은 일반인들이 위험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행안부 장관이 이를 미리 예방하도록 각종 권한을 부여했다"며 "행안부 장관으로 임명된 이상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민과 재산을 보호할 책임이 있어야 한다. 그런 마음가짐과 각오가 없다면 행안부 장관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피력했다.
반면 이 장관 측은 "피청구인은 참사를 최초 보고 받았을 때 재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지 못했고, 대규모 재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파악할 시간이 필요했다"며 "참사 최초 경찰 기동대 투입은 당시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가 복귀하는 시점을 고려할 때 지연될 여지가 있었으나, 이를 행안부 장관의 책임으로 귀속시켜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피청구인이 법률과 헌법을 위반한 사안은 없다"며 "이 사건 참사에 있어서 중대한 법적 책임이 없는 피청구인을 파면해야 한다는건 법치주의에 반한다. 재판부에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헌재는 이날 변론을 끝으로 지금까지 국회와 이 장관 측이 주장한 내용과 제시된 증거를 사실과 법리를 토대로 신중하게 검토한 후 탄핵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선고일은 추후 양측에 통지할 방침이다.
지난 2월 9일 국회가 헌재에 이 장관의 탄핵소추안을 접수함에 따라 헌재가 180일 이내인 8월 7일 이전에 선고를 내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훈시규정이라 이를 꼭 지킬 필요는 없지만, 신속히 변론을 마무리함에 따라 시일내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판관 9명 중 7명 이상이 출석해 6명 이상의 동의 여부에 따라 파면을 결정한다. 파면이 결정되면 이 장관은 선고 뒤 5년 동안 공무원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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