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청탁을 들어주고 금품을 받기로 약정한 혐의를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의 신병을 확보한 뒤 기소를 준비하는 한편, 그의 딸 박모 씨가 받은 대여금 11억원과 아파트 등의 대가성 여부에 대한 수사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박 전 특검은 29일 오전 9시40분께 영장 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그는 "먼저 여러 가지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재판부에 사실을 성실하고 진실하게 진술하겠다. 진실은 곧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에 영향력 행사한 적이 정말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없다"고 말한 뒤 법정으로 들어섰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50억 클럽 의혹'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29일 오전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박영수 전 특검 2023.06.29 leemario@newspim.com |
검찰 관계자는 "박 전 특검이 혐의 내용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서 우리은행 컨소시엄 관련 민간업자의 청탁, 청탁이 우리은행에 전달된 과정, 여신의향서 제출 등 청탁의 실현, 민간업자들로부터 이익 수수 및 약속 등 모든 단계별로 관련자의 진술 및 객관적 증거 자료를 갖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로부터 컨소시엄 관련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 등으로 거액의 돈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애초 박 전 특검이 약속받은 금액은 200억원이었으나 대장동 사업이 진행되고 수익이 구체화한 시점에서 금액이 50억원으로 수정됐다고 보고 있다.
박 전 특검이 수수한 것으로 확인된 금액은 현재까지 총 8억원이다. 그가 우리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돕는 대가로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 자금 3억원을 남 변호사로부터 받았고,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는 5억원을 받은 뒤 50억원에 대한 담보 제공차 다시 대여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다만 검찰은 남 변호사가 박 전 특검에게 줬다고 주장한 1억5000만원도 확인했으나 증거와 법리상 직접적 혐의로 포섭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어 현 단계에선 포함하지 않았다.
향후 검찰은 박 전 특검의 딸 박모 씨가 받은 대여금 11억원과 아파트 분양 등의 대가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해선 약속의 실현으로 범죄 사실에 기재했으나 그 성격에 대해선 추가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박씨를 공범으로 적시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팀을 새롭게 구성한 이후에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비리 수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의 대선자금 뇌물 수사, 김씨와 관련자들의 범죄수익은닉 수사에 이어 '50억 클럽' 수사까지 진행했다"며 "상당한 기간 자금 추적과 본류 수사를 토대로 진상을 밝혀가는 과정에 있고, 남은 의혹도 끝까지 실체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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