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대장동 개발업자들의 컨소시엄 구성을 도와주고 대가를 받기로 한 혐의를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22일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은 그에 대한 그동안의 수사 내용과 이날 조사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수재 등) 혐의를 받는 박 전 특검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지난 2017년 8월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뇌물 제공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심공판에 참석하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08.07. leehs@newspim.com |
앞서 박 전 특검은 대장동 로비 의혹과 관련해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으나, 지난해 7월 대장동 수사팀이 전면 개편된 이후에는 첫 조사를 받게 됐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의 요청과 관련 제반 사항 등을 검토해 그를 비공개로 소환했다.
박 전 특검은 2014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 민간업자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를 준비할 당시 우리금융 사회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해 컨소시엄 구성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는다.
애초 우리은행은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내부 반대로 결국 컨소시엄 참여는 하지 않기로 했으나, 대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참여하겠다며 1500억원의 여신의향서를 냈다.
우리은행의 PF 대출 참여로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민간사업자 평가 항목 중 '자금 조달' 부분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검찰은 이 같은 결정에 박 전 특검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의심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박 전 특검이 받기로 한 뒷돈의 규모도 200억원 상당에서 50억원으로 줄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박 전 특검을 상대로 컨소시엄 참여에 대한 영향력 행사 여부,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는지 여부 등을 캐묻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사안의 중대성, 도망 및 증거 인멸의 염려 등 구속 사유와 관련된 부분들도 하나하나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검찰이 압수물을 분석하고 박 전 특검의 최측근인 양재식 변호사를 포함해 주요 인물들을 소환해 조사하며 혐의를 다져온 만큼, 박 전 특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 판단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박 전 특검과 함께 그의 최측근으로서 대장동 사업에서 민간업자와 실무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양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는 대장동 일당이 우리은행과 관련해 양 변호사를 영입한 것이 '신의 한 수'라고 말하는 부분이 나오기도 해, 그가 당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검찰은 지난 12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양 변호사를 소환조사한 바 있으며, 박 전 특검과 함께 그에 대한 신병처리 여부도 함께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검찰은 박 전 특검의 딸 박모 씨가 2019~2021년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며 대여금 명목으로 11억원 등을 지급받은 부분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 자금 성격에 대해선 확인하고 있지만, 박씨에 대한 소환 여부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검찰 관계자는 "핵심 피의자 조사 결과와 관련 증거를 종합해 이른바 '50억 클럽' 가담자들에 대한 책임 경중을 가려 나갈 예정"이라며 "수사팀은 다른 일체 고려 없이 사안의 실체 규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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