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새내기주 가격제한폭 확대 조치 이후 첫 타자로 나선 시큐센이 기대했던 '따따블(공모가의 4배)'에 실패했다. 시장의 시선은 다음날 상장하는 알멕과 오픈놀로 옮겨졌다. 이중 첫 따따블의 주인공이 나올지 여부에 집중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따따블'에 집중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가격제한폭 확대의 목적은 '이른 균형가격 발견'을 통한 왜곡된 주가 흐름을 막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상장 이후 가격 하락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 시큐센, 새내기주 가격제한폭 확대 조치 첫 타자...장중 293%까지 올라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큐센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공모가(3000원) 대비 205%(6150원) 오른 9150원에 정규 거래를 마쳤다. 시큐센은 이날 894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무서운 속도로 급등하며 장중 1만1800원(293.33%)까지도 뛰었다.
시큐센은 거래소가 기업공개(IPO) 새내기주 가격제한폭을 확대한 이후 이를 적용받는 첫 타자로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거래소는 적절한 주가 발견을 원활히 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26일부터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해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을 공모가격의 60~400%로 확대했다. 이전에는 상장 첫날 공모가의 최대 260%까지만 주가가 형성될 수 있었다.
시큐센은 가격제한폭 확대 첫 종목이다. 시큐센은 인공지능(AI) 기반 생체인증·전자서명 솔루션 사업을 비롯해 디지털 금융 서비스, 보안 솔루션 및 컨설팅 서비스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IPO 과정에서도 흥행에 성공하며 기대감이 높인 바 있다. 지난 14~15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올 들어 최고 경쟁률인 1801대 1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인 2400원보다 높은 3000원으로 확정됐다.
◆ "신속한 균형 가격 발견, 왜곡된 주가 흐름 기대감 저하 등 이뤄지길"
시장에서는 가격제한폭 확대 후 시큐센의 첫 거래 양상에 대한 분석이 한창이다. 동시에 첫 따따블의 주인공이 누가될지 여부도 여전한 관심사다. 자연스럽게 바로 다음날인 30일 상장하는 알멕과 오픈놀로 시선이 옮겨가고 있지만 따따블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수다.
시장의 관심이 과열되면서 '빚투' 우려가 커지자 NH투자증권과 KB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이 상장 첫날 미수거래 제한에 나서기도 했다.
미수거래란 투자자가 일정 비율의 증거금을 담보로 증권사에게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거래 방식이다. 원금 대비 많은 금액을 투자할 수 있어 고위험 고수익을 바라는 거래에 이용되지만, 기한 내 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가 그 종목에 대해 반대매매를 진행해 대규모의 손실을 볼 수 있다. 때문에 이들 증권사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200% 상승도 충분히 시장이 과열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한 이번 가격제한폭 확대로 상장 첫날 거래가가 오르내리며 균형가를 찾아 거래소의 개정 취지에 부합한 거래가 됐다는 해석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IPO에 대해 '3일짜리 테마주'라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따따블에 실패했다고 집중하는데 200% 급등도 충분히 과열된 가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그동안 공모주가 상장된 이후 연달아 따상, 따상상에 도달해 사실상 매매가 중단됐다가 이후 폭락해 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빈번해 왔다.
그는 이어 "거래소의 가격 변동폭 제도 변경 취지에 맞게 신속한 균형 가격 발견, 왜곡된 주가 흐름에 대한 기대감 저하 등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큐센이 따따블에 실패한채 거래를 마감한 것과 관련, "가격 변동폭 제도 변동으로 인해 매수, 매도가 어우러져 이른 균형 가격 발견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