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산업

[단독] 尹정부 공정위 의무고발 요청, 검찰이 중기부의 6배

기사등록 : 2023-07-05 11:18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검찰, 尹정부 들어 고발요청권 12건 행사
文정부 검찰 연평균 2건 수준…6배 급증

[세종=뉴스핌] 김명은 이태성 기자 = 정권이 바뀌면서 공정거래위위원회 소관 사건에 대한 의무고발요청권 행사 추이가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의무고발요청이란 공정거래위원회가 검찰에 고발하지 않기로 한 사건에 대해 감사원, 중소벤처기업부, 조달청, 검찰의 요청이 있을 경우 반드시 검찰에 고발하도록 한 제도다.

공정위만의 전문성을 인정해 소관 사건에 대해선 공정위만 검찰에 고발할 수 있도록 한 전속고발권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2014년 도입됐다.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대규모유통업법, 가맹사업법, 대리점법, 표시광고법 등 공정위 소관 6개 법률 위반 사건이 대상이다.

◆ 文정부서 연평균 10건 행사하던 중기부, 尹정부서 2건으로 급감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2018년~2023년 6월) 의무고발요청 현황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의무고발요청권은 각각 중기부가 2건, 조달청이 5건, 검찰이 12건 행사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평균 행사 건수가 중기부 9.7건, 조달청 4건, 검찰 2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정권 교체 전후로 기관별 추이가 바뀌었다.

특히 중기부와 검찰의 변화폭이 크다. 윤석열 정부 1년간 중기부가 의무고발요청권을 2건 행사할 동안 검찰은 그 6배인 12건을 행사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3년간 연평균 중기부가 9.7건, 검찰이 2건으로 중기부가 5배 가까이 많았던 것과 비교할 때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감사원·중기부·조달청은 사회적 파급효과, 국가재정에 끼친 영향, 중소기업에 미친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해 공정위에 의무고발을 요청할 수 있다.

고발 요건에 해당해야 고발을 할 수 있는 검찰에 비해 중기부가 더 폭넓은 사유로 의무고발요청권을 행사할 수 있는 셈이다.

◆ 검찰, 공정위 앞질러 수사하고 의무고발요청권 행사 

중기부는 2019~2021년 박영선 장관 재임 기간 의무고발요청권을 집중적으로 행사했다. 당시 공정위 내부에서는 중기부가 고발요청권을 과도하게 행사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중기부가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사건과 관련해 공정위 처분이 내려진 후 1년 2개월이 지난 2021년 7월 고발요청을 하면서 두 기관의 신경전은 극에 달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인 올해 1월 공정위는 중기부, 조달청과 의무고발요청 기한을 6개월에서 4개월 단축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중기부의 올해 의무고발요청 건수는 단 1건에 그친다. 중기부의 고발요청이 줄어든 사이 검찰의 공정거래 사건 수사는 더욱 강화되는 분위기다.

윤석열 정부 들어 검찰은 지난해에만 9건, 올해 들어 3건의 고발요청권을 행사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공정위 심의가 이뤄지기도 전에 아파트 빌트인 가구 입찰담합 혐의에 대해서 의무고발요청권을 행사했다.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의 경우 원칙적으로 공정위 심의 후 의무고발요청권이 행사돼야 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공정위 조사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검찰과 공정위가 협의를 통해 고발요청 절차를 진행한 것이다.

의무고발요청 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다. 검찰은 KT 일감몰아주기 사건에 대해서도 공정위보다 앞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검찰이 의무고발요청권을 과도하게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중기부는 되레 이를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중기부 관계자는 "정해진 기준에 맞춰 판단하기 때문에 의무고발요청 건수가 줄어든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라며 "정부 교체기에 공정위 처분이 줄었던 점, 의무고발요청심의위 위원장이 공석이었던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victory@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