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중국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디커플링은 재앙이라며 우호적 제스처를 취했지만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등 양국 핵심 현안에 대한 이견은 좁히지 못했다.
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미중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은 양국에는 재앙, 세계에는 불안정을 부를 것"이라면서 "이는 사실상 불가능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틀간 (중국 고위 관료들과) 총 10시간가량의 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더 확실한 기반에 올려놓기 위한 노력에서 한 걸음 진전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기자회견 중인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07.10 kwonjiun@newspim.com |
옐런 장관은 또 "세계는 미국과 중국이 함께 번영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다"며 "양국이 앞으로 더 자주 정기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양측이 깊고, 솔직하고, 실무적인 교류를 진행했으며, 회담이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측이 교류와 상호작용을 유지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양국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와 중국의 희귀 금속 수출 통제 등 양국 핵심 현안에 대한 돌파구는 찾지 못했다.
옐런 장관 역시 "어느 누구도 미중 문제를 하룻밤에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중대한 이견이 남아 있음을 인정했다.
또 미국이 '국가 안보'라는 이유를 내세워 기존에 취했거나 앞으로 취할 계획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는데, NYT는 이를 두고 중국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려는 미국의 계획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옐런 장관은 양국 이견이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전달될 필요가 있으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자신은 양국 관계를 강대국 갈등의 프레임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중국의 반(反)간첩법과 경제 보복에 우려를 표했고, 신흥국 부채 탕감 등도 압박했다. 반면 중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철회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르면 이달 중국의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미국 기업 등의 투자 제한 조치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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