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이번 폭우로 오송 지하차도 등 전국에서 40명이 넘는 사망·실종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전국 평균 40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예년의 장마철 전체 기간 동안 내리는 평균 강수량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집중호우보다 정도가 심한 '극한호우'가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5일까지 강수량은 중부 424.1㎜, 남부 422.9㎜, 제주 306.9㎜으로 집계됐다.
중부와 남부의 장맛비는 이미 평년의 장마철 전체 강수량을 넘어선 수치이다. 중부의 평년 장마철 전체 강수량은 378.3㎜, 남부는 341.1㎜다. 같은 기간 충북과 충남 일부, 경북 일부, 전북과 전남 일부 지역에서는 500㎜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한 곳도 많았다.
특히 올해 장마는 '극한호우'가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극한호우'는 1시간 누적 강수량 50mm 이상, 3시간 누적 강수량 90mm 이상이 동시에 관측될 때 사용되는 표현이다. 기상청이 작년 여름부터 극한호우 예상 시 수도권을 대상으로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는데서 비롯됐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한강 수위가 상승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부가 물에 잠겨있다. 2023.07.14 mironj19@newspim.com |
단순히 강수량 총량이 많은 게 아니라 '매우 짧은 시간에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극단적인 비'가 쏟아지면서 이런 개념을 도입했다. 이전에는 1시간 강수량이 30mm를 넘으면 '집중호우'라고 불러왔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극한호우의 원인이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올해는 '슈퍼 엘니뇨' 현상으로 전세계 이상 기후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 표층 수온이 평년에 비해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상고온, 집중호우, 가뭄 등 다양한 영향을 초래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극한호우의 원인은 한반도 북쪽에 자리한 저기압 뒤에서 부는 차고 건조한 공기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부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강하게 충돌하면서 비구름대를 잘 발달시켰기 때문"이라며 "북쪽에서 내려오는 건조한 공기가 습한 공기 밑을 파고들면서 습한 공기가 급상승했고 이에 따라 비구름대가 높은 고도까지 만들어졌고, 이는 매우 많고 강한 비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향후 이같은 극한호우는 향후 점점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극한호우 기준에 부합하는 비는 2013년 48건에서 2017년 88건, 2020년 117건, 지난해 108건 등 연평균 8.5%씩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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