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한화오션이 한화그룹 편입 후 첫 방산 수주전에서 맞수인 HD현대중공업에 승리했다. 그러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본격적인 맞대결은 내년에 있을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수주전에서 벌어질 전망이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4일 해군 차기 호위함으로 불리는 울산급 배치3 5~6번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2023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MADEX 2023)에서 HD현대중공업은 한국형 구축함과 한국형 항공모함 등을 전시했다. 2023.06.08 dedanhi@newspim.com 2023.06.08 dedanhi@newspim.com |
이번 울산급 배치3 5~6번함 수주전의 규모는 8300억원으로 크지 않지만, 내년에 있을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의 전초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KDDX 사업은 국내 기술로 만드는 첫 번째 국산 구축함 프로젝트로 사업 규모는 7조8000억원이다.
한화오션이 울산급 배치3 5~6번함에 이어 KDDX 사업 수주까지 따낸다면 그동안 수상함에서 HD현대중공업에 뒤진다는 이미지를 일거에 뒤집을 수 있게 된다. 지난 5년간 국내 수상함 분야 시장 점유율은 HD현대중공업이 52.4%로 1위였고, 한화오션은 25.4%였다. 대신 한화오션은 국내 잠수함 시장의 압도적 강자다.
HD현대중공업에게도 KDDX 사업은 '수상함 명가'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승부다. 더욱이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한화오션의 부활을 직접 이끌고 있어 역시 HD현대 조선 분야를 이끌고 있는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문제는 HD현대중공업이 불공정 행위 이력에 따른 감점 1.8점을 안고 승부에 임해야 한다는 점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0년 9월 KDDX 개념설계를 빼돌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지난 2022년 11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무기제안서 평가에서 1.8점 감점이 적용되고 있다.
이번 울산급 배치3 5·6번 수주전에서도 이 감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HD현대중공업은 총 100점 중 80점을 차지하는 기술능력평가에서 0.9735점 앞섰고, 중소·중견기업 평가 가점에서도 0.6843점 앞섰지만, 1.8점 감점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나머지 20점은 가격이었지만 양사가 같았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쉽지만 기술력 평가를 통해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라며 "이번에는 생각보다 기술력 차이가 상당히 났다. 기술력 차이를 늘리는 방식으로 극복할 것"이라고 내년에 있을 KDDX 사업의 대책에 대해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2018년 이후 수상함 분야에서 수주한 경험이 없다보니 기술력 분야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며 "기술력의 격차를 더 벌리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지난 6월 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 한화오션의 울산급 호위함 등 최첨단 전투함 함정모형들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사진=한화오션]2023.07.06 dedanhi@newspim.com |
그러나 한화오션 관계자는 "수상함의 경험은 최근 10년 혹은 해군이 운용하고 있는 것까지 포함하면 한화오션 수주가 더 많다"라며 "기술력 차이도 수주 종류별로 다른 것이지 모든 프로젝트마다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다양한 선종을 건조해온 실적이나 여러 면을 봤을 때 기술력·생산력 등 어떤 측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라며 "다만 KDDX는 그동안 수차 알려진 것으로 오염된 지점이 있어 바로잡을 필요는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이 없더라도 한화오션은 모든 면에서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풍부한 특수선 분야의 경험과 글로벌 1위 조선 기술을 바탕으로 한 우수한 함정 건조 능력 등이 강점이다. 반면, 한화오션은 다양한 수상함 건조 경험과 함께 하화시스템이 개발한 전투체계와 복합식 추진체계를 적용하는 시너지 효과를 무기로 한다. 양사가 수상함 왕좌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