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시중은행들이 30세 대출받으면 80세까지 갚아야 하는 50년 만기 초장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을 내놓으면서 대출자들 사이에선 대출 만기가 어느 수준에서 유리한 지를 놓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만기에 따라 대출 한도, 대출금리, 월 상환액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 KB주담대, KB월상환액 고정형 주담대 상품 등의 만기를 기존 40년에서 최장 50년으로 확대했다. 하나은행도 지난 7일 주담대 주요 상품의 최장 기간을 기존 40년에서 50년으로 변경했다. 대상 상품은 하나 아파트론, 하나 혼합금리모기지론, 하나 변동금리모기지론, 하나 혼합금리모기지론(변동금리대환전용) 등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5일 주담대 상품인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혼합형)의 대출 기한을 기존 40년에서 50년으로 연장했다.
통상 대출 만기가 40년에서 50년으로 확대되면 대출한도가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연소득 5000만원인 직장인이 다른 대출 없이 연 5%의 원리금균등 상환 방식으로 주담대를 받는다면 만기가 40년일 경우 최대 약 3억4500만원까지 빌릴 수 있지만 만기가 50년이면 한도는 약 3억7000만원까지 늘어난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완화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사진은 서울 시내 은행 모습. 2022.04.08 kimkim@newspim.com |
또한 원리금 상환액은 줄어들지만 갚는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총이자액은 늘어난다. 예컨대 3억원(원리금균등상환)을 연 5% 금리로 대출한 차주가 만기 40년을 선택할 경우 월 상환액은 144만원, 총대출이자는 3억9436만원이지만, 만기 50년을 적용하면 월 상환액은 136만원, 총대출이자 5억1745만원 수준이 된다. 월 상환액은 10만원 가까이 줄어드는 대신 총이자액은 1억2000만원 정도 증가한다. 동일한 조건에 대출금액을 5억원으로 설정할 경우 월 상환액은 241만원에서 227만원으로 줄지만, 총이자액은 6억5727만원에서 8억6241만원으로 2억원 이상 늘어난다.
비교하기 쉽게 만기 40년과 50년 모두 연 5% 금리로 설정했지만 통상 만기가 길수록 대출금리가 높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50년 만기로 대출을 받더라도 장기로 대출을 끌고가는 경우는 거의 없고 중도에 처분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대출 한도를 고려할 경우 초장기 주담대가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이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는 장점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자 부담은 커지고 대출금리가 높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담대 잔액은 3개월 연속으로 전달 대비 증가하고 있다. 4월 2조8000억원, 5월 4조2000억원, 6월 7조8000억원씩 늘었다. 5대 시중은행에서는 지난달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이 511조4007억원으로, 전월(509조6762억원) 대비 1조7245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 주담대는 지난 5월 올해 처음으로 증가했는데, 지난달 증가 폭은 5월(6935억원)보다 2배 이상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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