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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핵탄두 탑재' 美 전략핵잠(SSBN) 전개는 '북한에 최후통첩'

기사등록 : 2023-07-18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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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말로만이 아닌 '행동하는 동맹'
'최후 보루이자 보검' 전략핵잠 카드
김태효 "핵무장 필요없는 확장억제"
캠벨 "SSBN 부산 기항" 직접 밝혀
전략핵잠 1척만으로 '북한 초토화'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미국이 공언했던 핵탄두를 탑재한 전략핵잠수함(SSBN)을 42년 만에 한반도에 전격 전개한 것은 사실상 북한에 대한 '최후통첩'이다.

미국이 그동안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현실화에 대응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6차례에 걸쳐 핵탄두를 탑재한 공중 전략자산인 전략폭격기와 공격핵잠수함(SSN), 순항유도탄 핵잠수함(SSGN)까지 한반도 전개와 함께 한미 연합 해상·공중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의 3대 핵억제 전력인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빼고 전략폭격기와 핵잠까지 한반도로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에 아랑 곳 하지 않고 보란 듯이 지난 12일에도 핵탄두를 탑재해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1만5000km급 이상의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분석되는 '화성-18형'까지 발사했다. 한미 간의 확장억제 전략을 강력 비난하면서 위협을 서슴지 않고 있다.

핵탄두를 탑재한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 사진)이 18일 오후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사진=미 해군]

◆김태효 "핵무장 필요없는 확실한 확장억제"

이러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해 4·26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강력한 확장억제 공약인 '워싱턴 선언'에서 약속한 전략핵잠을 한미 핵협의그룹(NCG)이 서울에서 첫 회의를 열고 출범하는 날에 맞춰 한반도로 전격 전개했다.

전·평시 전략핵잠은 언제 어디서 작전을 수행하는지 모를 정도로 극비리에 전개한다. 하지만 미국이 전략핵잠을 노출하면서까지 한국에 기항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미국이 '최후의 보루'이자 '최후의 보검'인 전략핵잠 카드까지 꺼내면서 사실상 북한에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말로만이 아닌 더 이상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좌시하지 않겠다는 최고 수준의 경고 메시지이며 실제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북한이 최근 미 본토를 겨냥한 신형 ICBM를 쏘고 하루 전날인 17일까지 확장억제 공약과 전략핵잠의 한반도 전개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반발한 것도 전략핵잠이 얼마나 북한에 위협적인지를 보여준다.

이날 한미 간 첫 NCG 회의를 마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이 별도의 핵무장을 고려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충분하고도 확실한 한미 간 확장억제가 가능하다는 확신이 이번 회의를 통해 들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커트 캠벨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미국의 의지와 공약은 분명히 실현된다"면서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현재 미 전략핵잠수함(SSBN)이 부산에 기항 중"이라고 직접 밝혔다.

캠벨 조정관은 "워싱턴 선언이 한미 정상 간의 강력한 의지를 통해 채택됐다"면서 "이것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기 위해 미국이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왔으며 확고부동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캠벨 조정관은 "(NCG가 출범하는) 같은 날 전략핵잠이 부산에 기항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미국의 북핵 억제를 지속적이고 강력하며 신뢰할 만한 활동으로 믿게 해 준다"고 설명했다.

캠벨 조정관은 "한미 양국이 한반도 평화와 안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의심할 여지 없이 가장 강력히 신호를 보내기 위해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계획도 서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캠벨 조정관은 "한미동맹은 역사상 가장 밀접한 우방이며 70년 간 놀라운 성공, 과거에만 만족할 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고자 한다"면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도발 상황에서도 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의지와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2023년 7월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참관 속에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를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캠벨 "SSBN 부산 기항…더 이상 말 필요 없어"

캠벨 조정관은 "한미 간 채택한 워싱턴 선언을 보면 북한이 핵을 사용하면 한미 대응이 결정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돼 있다"면서 "사실 국가 정책에서 이보다 더 분명히 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캠벨 조정관은 "NCG는 미국 외교에서 거의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북한 핵의 심각성을 한미가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며 이에 대처하고자 하는 확신이 있다는 신호"라고 밝혔다.

캠벨 조정관은 "미 대표단이 이번에 대규모 한국을 찾은 것은 아침부터 장시간 회의를 통해 핵억제에 필요한 모든 요소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분명히 필요한 조치 취하겠다는 의지를 말로만 아니고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전격 전개된 미 전략핵잠 '켄터키함'(SSBN-737)은 1981년 3월 '로버트 리'(SSBN 601) 한국 기항 이후 42년 만이다. 오하이오급 12번째 전략핵잠이다. 선체 길이는 약 170m로서 세계에서 가장 큰 SSBN이다.

잠수함 폭은 13m이고 수중 배수량은 1만8750t급이며 수중 속력 25kts 이상, 승조원은 150여 명이 타고 있다. 무장력은 사정거리 약 1만2000km급에 달하는 트라이던트-Ⅱ 탄도미사일 20여기를 탑재하고 있다.

미국의 14척 오하이오급(1만8000t급) 전략핵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극비리에 24시간 연중무휴로 수중작전을 하고 있다. 은밀성과 침투성, 생존성, 제2반격 능력에 있어 다른 전략자산들을 능가하는 현대전의 게임 체인저이며 전쟁의 '비수'로 통한다.

미 전략핵잠은 보란 듯이 공개적으로 다른 나라에 기항한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극도의 은밀성과 작전 보안을 중시한다.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은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2 D5'를 최대 20기를 실을 수 있다. 최대 사정거리가 7400㎞이며 탑재 중량을 줄이면 1만2000㎞ 이상이다. 북한은 물론 전 세계 어디든지 언제나 타격할 수 있다.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3월 우리 손으로 독자 설계해 건조한 해군 최신예 3000t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에 직접 승선해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과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전략핵잠 1척 '북한 전역 초토화'

트라이던트-2 1기당 4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어 전략핵잠 1대에 80개의 핵탄두를 실을 수 있다. 전략핵잠 1척만 있어도 북한 전역을 완전 초토화시킬 만큼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미국의 핵심 전략자산이다. 미 전략핵잠은 길이 170m, 폭 12.8m, 수중 배수량 1만8000t급으로 미 잠수함 중 가장 큰 오하이오급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2019년 8kt 신형 저위력 전술핵무기 'W76-2'를 전력화한 후 트라이던트 SLBM에 탑재했다. 이번에 한반도로 전개되는 전략핵잠에도 ICBM급 대형 전략핵탄두와 함께 1~2발의 신형 저위력 전술핵탄두 W76-2가 탑재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략핵무기를 사용했을 때 재앙적 피해와 달리 저위력 핵무기 전술핵은 '핀 포인트' 방식으로 북한 핵공격 때 실질적인 미국의 대응 옵션이 될 수 있다. 미국이 최근에는 공격·전략핵잠 모두에 전술핵을 탑재하고 있어 한반도 전개는 사실상 전술핵을 배치하는 확장억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북한이 현재 전술핵으로 남한을 공개 위협하고 있는 것처럼 한미가 북한에도 전술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질적인 군사적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술적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격·전략핵잠의 SLBM에 전술핵을 탑재하게 되면 지역적·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어디서든지 바로 타격할 수 있는 즉응성도 갖추게 된다. 공격·전략핵잠에 전술핵을 탑재하고 있어 핵잠의 한반도 전개는 사실상 전술핵을 상시 배치하는 수준의 확장억제 실효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게 된다.

kjw86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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