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019년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쌍방울그룹의 방북 비용 대납 사실을 보고했다고 진술했다가 입장을 뒤집으면서 법정 공방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화영 전 부지사는 이날 가족과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한 쪽 옥중 자필 편지에서 "쌍방울(김성태 전 회장)에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뿐 아니라, 이재명 지사 방북 비용 대납을 요청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수원=뉴스핌] 정일구 기자 =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7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09.27 mironj19@newspim.com |
자신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쌍방울의 방북 비용 대납을 보고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혐의 부인해온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 전 부지사는 "다만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개최된 국제대회서 우연히 만난 북측 관계자와 김성태가 있는 자리에서 이 지사의 방북 문제를 얘기했고 동석했던 김성태에게 김성태가 북한과 비즈니스를 하면서 이 지사의 방북도 신경써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얘기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내용은 이 지사와 사전보고된 내용은 아니다"라며 "저로서는 큰 비중을 둔 것도 아니었다"고 했다.
지난 18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이 전 부지사 등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에 대한 40차 공판에서 "피고인 측에서 기존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이 미세하게 변동된 부분이 있다고 들었는데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물었다.
이에 이 전 부지사 측은 "그동안 방북 비용대납 요청 여부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검찰 피의자 신문에서) '쌍방울에 방북을 한번 추진해달라'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답했다.
법조계는 앞으로 이 전 부지사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이 대표에 대한 수사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가 옥중에 있는 상황에서 본인에 대한 언론보도를 접했을리 없고, 변호인 등의 설득으로 입장을 선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등기우편을 통해 편지를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봤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 대표와의 관계를 부인하던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 대표가 방북 비용 대납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고 진술한 가운데 결국 누구의 말이 진실인 지를 두고 공방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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