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27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정전협정 체결 7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를 개최했다.
대북 소식통은 "이날 저녁부터 김일성광장 일대에 수 만 명 규모의 군 병력과 주민들이 동원돼 에어쇼 등 식전 행사를 진행했으며 일몰 직후인 오후 8시부터 열병식(퍼레이드)이 시작돼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밤 정전협정 체결 70주년 경축공연을 참관했다. 김정은 왼쪽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군복 차림), 오른쪽은 리훙중 중국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 [사진=조선중앙통신] 2023.07.27 |
김일성광장에는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주장해온 점을 부각 선전하려는 듯 '7.27'이란 숫자와 70주년을 상징하는 '70' 등의 형상이 학생·주민들에 대형 카드섹션 형태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군 당국은 대북 감시자산을 동원해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으며, 김정은 참석을 의미하는 '1호 행사' 를 위한 국무위원장 전용 차량(S600 풀만가드)의 이동과 경호⋅의전 움직임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이 행사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그가 대남⋅대미 관련 어떤 발언을 쏟아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은은 2011년 12월 집권 이후 13차례 열병식 가운데 12차례 참석했으며, 5차례 연설을 했다.
방북 중인 리훙중 중국 전인대 상무위 부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등 중러 대표단도 주석단에 함께 자리한 것으로 대북 소식통은 전했다.
김일성광장에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은 이동식발사대(TEL)의 이동을 준비하는 동향이 드러났다.
대북정보 당국은 김정은이 하루 전 무장장비전시회에 러시아 대표단과 함께 들러 살펴본 신형 무인기의 등장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함께 무장장비 전시회장을 방문했다. 뒷편으로 북한이 새로 개발한 신형 무인기가 보인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3.07.27 |
미국의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RQ-4 '글로벌호크'와 무인공격기 MQ-9 '리퍼'와 유사한 외양을 한 북한 신형 무인기는 이번에 처음 공개돼 구체적인 제원이나 작전능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행사부터 이전과 달리 심야 열병식을 진행해왔는데, 이번의 경우 혹서기인 점과 야간조명과 불꽃을 활용한 극적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야간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이날 밤 자정까지 열병식 행사 관련 보도를 하지 않고 침묵했다.
조선중앙TV는 밤 11시5분 정규방송을 종료했고 조선중앙통신도 기사와 사진을 전송하지 않았다.
통일부 관계자는 "관례로 볼 때 28일 아침 발행되는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기사와 사진을 싣고, 중앙통신으로도 관련 내용을 보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영상 공개와 관련해서는 "선전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편집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28일 낮 조선중앙TV로 녹화방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