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완화 기조 등에 따라 가계부채 증가세가 심상찮다. 여기에 대출금리 인상까지 이어지면서 한국은행 등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출자(차주)들 입장에선 당국과 한은의 대출과 금리 정책기조 변화 시그널에 어느 때보다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8841억원으로 지난달 말 678조2454억원 대비 6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다.
대출금리는 지난 5월 바닥을 찍고 다시 상승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 28일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33∼6.93% 수준이다. 약 두 달 전인 지난 5월 말 연 3.91∼7.02%와 비교하면 하단 금리는 0.42%p나 상승했다. 대출금리 인상은 급증하고 있는 가계대출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에 우려를 제기한 건 한국은행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여러 금통위원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큰 우려를 표했다"며 대출 규제 완화 기조에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은은 최근 내놓은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과 영향, 연착륙 방안' 보고서를 통해서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예외 대상 축소 등 규제 개선을 주문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전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서울 은행회관에서 개최했다. 이날 회의엔 추경호 부총리를 비롯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김주현 금융위원장,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해 최근 금융시장관련 동향을 논의했다. 2023.07.27 leemario@ㅆewspim.com |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시장 과열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면서도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6개월 만에 인상하기로 했다.
주택금융공사는 내달 11일부터 특례보금자리론(일반형) 금리를 0.25%포인트(p)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렇게되면 기존 연 4.15~4.45%였던 일반형 금리는 4.40~4.70%로 상승한다. 김희곤 국민의 힘 의원실이 주택금융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7일까지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금액은 46조1781억원에 달한다.
주금공 관계자는 "이번 금리조정은 6개월간 금리동결 기간 동안의 재원조달 비용 상승, 계획 대비 높은 유효신청금액 등을 감안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금융당국이 기존 대출 규제 완화 정책에서 변화의 시그널을 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8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스탠스와 시그널이다. 최근 빠른 가계부채 증가세를 놓고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과 함께 이 때문에 금리 인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동시에 나오기 때문이다.
한은이 반년 가까이 기준금리를 연 3.50%로 묶어 둔 사이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5.00~5.25%에서 5.25~5.50%로 높아졌다. 이는 2001년 이후 22년만에 가장 높은 금리 수준으로 한미 정책금리 격차는 2.00%p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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