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평일 맞아?'
2일 평일 점심 시간임에도 더현대 서울은 주말과 다를 게 없었다. 백화점을 크게 한 바퀴 두른 주차 대기줄로 인해 일대 교통이 정체됐고, 식당과 카페는 빈자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체감온도가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면서 일명 '백캉스(백화점+바캉스)'를 나온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폭염 특보가 내려진 지난 주말 이후 더현대 서울의 방문객 수가 급증했다.[사진=노연경 기자] |
실제로 이날 더현대 서울 곳곳에 있는 휴게 공간에선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별히 구매 목적이 있어 방문했다기보단 더위를 피해 백화점 곳곳에서 쉬고 있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 두 자녀의 손을 잡고 더현대 서울에 방문한 박선주(45)씨도 "아이들이 방학을 했는데 무더위에 갈 곳이 마땅치 않아 백화점 구경을 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폭염을 피해 백화점으로 피서를 오는 이들이 늘면서 백화점 방문객 수는 급증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던 지난 주말(29~30일) 더현대 서울의 방문객 수는 전주 대비 30%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방문객 수와 함께 F&B(식음료) 매출도 크게 늘었다"라며 "무더위를 피해 백화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백화점 식당 매출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일 오후 더현대 서울 식당가가 인파로 붐비고 있다.[사진=노연경 기자] |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울렛의 방문객 수도 각각 10%, 1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이 증가하면서 키즈 상품군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울렛 모두 각각 2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휴가 용품도 성수기를 누렸다. 수영복, 캐리어, 선글라스 등도 상품군에 따라 10~70%대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대형마트도 폭염 특수를 누렸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이마트의 에어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8%, 선풍기는 38.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아이스크림(5.6%), 냉장 냉면(14.1%) 등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식품 매출도 덩달아 올랐다.
반면 극심한 폭염으로 특수가 사라진 상품도 있다. 대표적으로 캠핑용품은 같은 기간 매출이 20.2%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야외활동 수요가 늘면서 캠핑용품이 특수를 누렸지만, 폭우와 폭염 등이 지속된 날씨 탓에 수요가 감소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맘때면 캠핑, 물놀이 용품 매출이 올라야 하지만 올해는 예년 같지 않다"라며 "무더위로 인해 야외로 나가기보단 복합쇼핑몰이나 백화점 등 실내에서 머무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