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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배달도 업체별로 다르나..."폭염할증, 동일하게 해주세요"

기사등록 : 2023-08-0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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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각기 다른 업체별 폭염할증에 "누구는 받고 누구는 못받아" 불만↑
전문가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마련해 지원책 보장해야"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송현도 인턴기자 = 최근 폭염이 지속되자 배달 업체들이 체감 온도가 일정 이상을 넘어가면 할증을 부여하는 등 제도를 자체적으로 도입했지만, 업체마다 제각각 달라 이를 받지 못하는 배달기사들이 생기면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2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체감온도 35도의 폭염이 이어지며 배달기사들은 연일 더위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였다.

주요 업무지구가 집중된 강남구 인근 도로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시작되는 '주문 랠리'에 줄지어 늘어선 이륜차를 쉽게 마주칠 수 있었다. 도로변에서 땀을 닦은 채 서 있는 배달기사 김모(60)씨는 두꺼운 라이더복을 여닫으며 "도로 열기 때문에 어지럽다"고 말했다. 강남 업무지구 인근에서 분식업체를 운영하는 한 점주 역시 "이 시간만 되면 배달 주문이 폭주하는데 배달 기사들이 땀을 줄줄 흘리면서 오간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연일 최고 기온이 35도까지 치솟는 가마솥 더위가 8월 둘째날도 이어지고 있다. 한 음식 배달 서비스맨이 오토바이에 차양막을 설치 잠실새내역 인근을 지나고 있다. 2023.08.02 leemario@newspim.com

폭염이 지속되자 대형 배달 플랫폼은 여름철 폭염 노동환경에 대한 노동조합의 의견을 수용해 일정 온도 이상의 더위가 지속될 시 '폭염할증'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가 자체적으로 도입된 것이다 보니, 각 업체마다 기준과 금액 등이 달랐다. 실제 배달의 민족은 33도 이상일 때 직접 배달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에만 1000원정도의 할증을 부여하고 있었고, 요기요는 금전 지원 대신 '쿨다운 프로모션'으로 시원한 물 등을 지원하고 있었으며, 배달 대행 업체인 '바로고'는 지원 제도가 따로 없었다.

같은 거리, 같은 음식을 배달해도 일부 기사는 할증이나 추가 지원을 받는 반면 일부 기사는 아무것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자 배달 기사들 사이 불만이 나오고 있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특수고용노동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서비스연맹 특수고용노동자 파업대회를 마친 뒤 행진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2주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07.03 mironj19@newspim.com

서울 마포구에서 배달 업무를 하는 정모(23)씨는 "어제 체감온도가 35도까지 올라갔는데도 폭염할증을 전혀 받지 못했다"며 "더위를 먹어 사고가 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자주 일어나서 배달하기 싫은데 배차를 거부하면 받는 패널티나 업체 가입 수수료 때문에 위험해도 울며 겨자 먹기로 일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배달기사도 "일부 플랫폼에서는 그나마 받던 할증료도 요즘 들어서는 갑자기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폭염할증을 따로 요구해도 업체 측에서 '기본 단가 경쟁 때문에 배달료를 낮춰야 하는데 기상할증을 붙이면 매장 계약이 날아갈 수 있다'며 폭염할증은 없다고 못 박았다"라고 전했다.

온라인상에서도 할증을 받지 못한 배달기사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보였다. 배달기사 전문 커뮤니티에서는 "날씨가 이렇게 날씨가 더운데 무슨 배짱으로 폭염할증을 안 주는지 모르겠다", "더워서 어지러운데 이 악물고 버티는 중이다", "폭염할증 안 줘서 불이익을 본 사람도 꽤 많다"는 등 의견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배달 노동자들에 대한 통일된 가이드라인과 정책 지원이 보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대형 배달업체가 아닌 영세업체에 종속된 플랫폼 노동자들은 노동구조 특성상 노조를 결성하기 어려워 노동 안전, 복지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가지기 어려운 노동 사각지대에 있는 등 차별이 있다"라며 "플랫폼 서비스 질적 향상을 꾀하기 위해서는 정부 당국이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통해 플랫폼 노동 사각지대에 대한 논의를 확장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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