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러시아가 흑해 곡물수출협정 종료를 밝힌 지 약 보름 만에 입장을 번복하며 협정에 복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려하는 부분이 이행되면 "즉시 협정 논의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의 밀밭 [사진=로이터 뉴스핌] |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의 협정 복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은 협정에 즉시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고 100번은 말했다"면서 "다만 러시아와 관련된 부분에서 협정이 이행되어야 하는데 이것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방은 식량에 대한 세계의 필요성은 간과한 채 러시아에 제재를 부과했으며 유엔 사무국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렘린궁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터키의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협정 복귀 가능성을 시사했다.
성명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에르도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가 협정을 탈퇴한 이유를 나열했으며, 서방이 러시아의 곡물 수출과 관련한 의무를 이행하는 즉시 (협정에) 복귀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통화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튀르키예를 방문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양국 정상 간 협정 복귀를 위한 논의가 이뤄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흑해 곡물협정을 '평화의 다리'라고 표현하며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타나 로이터=뉴스핌]주옥함 기자=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제6차 정상회의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2022.10.13.wodemaya@newspim.com |
또한 이번 통화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튀르키예를 방문하기로 약속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주 유엔 미국 대사가 러시아의 협정 복귀 가능성을 시사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변화여서 주목된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흑해 곡물협정에 복귀하려는 협상을 준비하는 것 같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자국의 비료를 세계 시장에 판매하고, 농산물 거래를 촉진하고 싶다면 "그들은 협정에 복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그들이 이 협의에 관심을 보인다는 신호를 보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린필드 대사는 "아직 우리는 (러시아의 협정 복귀) 증거는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17일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과 비료를 흑해를 통해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해온 흑해 곡물협정 연장을 거부하고 이를 중단시켰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