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정부가 11일 열리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퇴영식 및 K-POP 콘서트' 지원을 위해 공공기관 직원을 차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책은행 노조는 법적 근거가 없는 차출이 이뤄질 경우 기획재정부는 물론 사측에 강경대응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노사 갈등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11일 관계부처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잼버리 조직위원회 요청을 받아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40여 개 공공기관에 K-POP 콘서트 지원을 요청했다. 각 금융기관에 요청한 인원은 규모에 따라 10~50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엔테이션, 퇴영식, KB팝 콘서트가 열리는 이날까지 현장 지원이 가능한 직원, 외국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지원들이 대상이 됐다. 차출된 직원들은 공연 당일 잼버리 대원이 탑승하는 버스에 1명씩 배치돼 콘서트 장소인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인솔한 후, 숙소까지 데려오는 역할을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전국이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든 10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폐영식과 K-POP 슈퍼 라이브 콘서트가 치러질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관계자들이 무대 설치 작업 및 경기장 곳곳을 점검하고 있다. 2023.08.10 yooksa@newspim.com |
정부의 공공기관 직원들에 대한 차출 근거는 '잼버리지원특별법'이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 특별법(새만금세계잼버리법)' 17조에서 조직위원회는 업무수행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 여성가족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관계 행정기관과 지자체, 세계잼버리 관련 법인 또는 단체에 대해 임직원 파견을 요청할 수 있도록 돼있다.
6조에도 국가‧지자체‧조직위는 세계잼버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국민참여 및 문화국민의식 등을 고취하기 위한 민간추진 운동단체의 운영과 사업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정부의 주먹구구식 동원령에 직원들을 중시으로 현장에선 반발이 커지고 있다. 금융기관의 예산 등을 쥐고 있는 기재부의 협조는 '강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기획재정부의 지시로 잼버리 지원은 부당한 업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은행은 30명, 산업은행은 40명의 직원이 잼버리 지원 업무로 파견나갔다.
기업은행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단체협약 위반 사항"이라며 "사측이 노조와의 사전 합의 등 절차를 무시하고 인력 파견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단체협약 위반이 확인될 경우 사측에 엄중 대처하겠다"며 "공공기관 직원들을 홀대하는 기재부에 대해서도 법적 근거를 따져보겠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 노조는 사측이 사전 합의 등 정당한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인력 파견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경 대응을 시사하고 나섰다.
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사측에 공문으로 온 것이 아니라 전화로 1~2시간 안에 40명 명단을 받아 보내라고 했는데 협조요청이라고 할 수 있겠냐"며 "차출에 대한 문제제기보다는 방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노사간 단체협약에 따르면 비경상적인 상황에서 초과근무를 하려면 반드시 노사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40명에 대한 초과근로 수당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것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측에서 노사합의를 생략하고 강제적으로 차출을 해 항의를 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잼버리 K팝 콘서트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오후 7시부터 열릴 예정이다.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참가자들이 입장을 하고, 퇴영식은 오후 5시 30분부터 30분간 진행된다. 이날 콘서트를 보기 위해 경기장엔 전국에서 1000대의 버스가 도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극심한 교통혼잡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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