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설과 관련해 "제가 조 전 장관이라면 출마해서 국민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뉴스핌과 만나 "(조 전 장관 출마가 민주당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는데, 꼭 마이너스라고 볼 수는 없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결국 정치인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의 심판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했다.
또한 박 전 원장은 오는 10월 예정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려면 2년 후 서울시장에 출마할 만한 거물급으로 전략공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특별사면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 체제로 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치러도 되겠느냐는 질문에는 "민주당은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이 대표와 단결해서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야 한다"며 이 대표 체제 유지를 강조했다.
이어 "국민은 이재명을 바라보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 조사를 보면 지난 1년 반 동안 이 대표가 한 번도 1등을 놓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지금 솔직히 윤석열 대통령이 죽을 쑤고 있다. 우리 국민은 민주당에 밥을 해달라,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죽도 못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가장 필요한 것은 가장 큰 혁신은 단결"이라며 "강한 민주당이 되면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2023.08.15 leemario@newspim.com |
다음은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조국 전 장관의 총선 출마가 민주당에 도움이 될 거라고 보시는지
▲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마이너스 될 수도 있는데 꼭 마이너스라고 볼 수는 없다. (당내에서) 반발이 있을 것이다. 누가 나와도 반발이 있다. 결국 정치인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의 심판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내가 만약 조 전 장관이라면 출마해서 국민 심판받겠다.
-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총선 전 서울 민심을 알아볼 풍향계가 될 텐데 현재 민주당은 13명이 예비후보자 검증에 나섰다. 어떻게 해야 민주당이 이길 거라고 보시는지
▲ 전략공천을 해야 한다고 본다. 2년 있다가 서울시장 나올 만한 거물을 한번 공천해야 한다. 13명이 아니라 130명이 있어도, 그런 리더십을 이 대표가 세워야 한다. 강서구의회 의장이 고향 후밴데 저한테 왔었다. 나가지 말라고 했다. 여기는 거물을 전략공천할 수밖에 없다고. 그러니까 안 나왔는데 이번에 당에서 현역 시의원이나 구의원의 출마를 배제하지 않았나.
민주당에 이런 아이디어 낼 사람이 없다. 13명 중에 뽑아봤자 도토리 키재기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사면한 윤석열 정권을 총체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장이 될 만한 인물이 나와서 당선되고 2년 지방자치 경험을 쌓고 서울시장까지 해야 한다.
- 이재명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러도 되냐는 우려가 나오는데
▲ 현재로서는 그건 누구도 모른다. 그러나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라는 게 본인하고 연결이 안 된다. 대장동,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다 어디로 갔나. 특히 이번 주에 백현동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데 백현동은 국토교통부에서 주거지로 바꿔 달라고 요구한 거다.
민주당은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이재명 대표와 단결해서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참새들이 '짹짹짹'하지만 국민은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 조사를 언론이나 여론조사 기관에서 하면 지난 1년 반 동안 이 대표가 한 번도 1등을 놓친 적이 없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차기 대통령으로 이재명 대표가 22%, 한동훈 장관 11%로 나온다. 더블스코어로 이기고 있다. 또 최근 진보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이재명 58%, 2등 이낙연 14%로 나온다. 국민은 이재명을 바라고 있다. 정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씀했지만 내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다. 국민 생각이 중요하다. 국민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총선을 이끌어야지 지지하지 않는 사람을 이끌 수 있다.
다만 이재명 리더십이 좀 단선적인 것 같다. 기초단체장, 광역단체장만 해서 '전하, 아니 되옵니다'를 못 듣고 '전하 지당합니다'만 들어서 그런 것 같다. 지금 국가적 악재가 얼마나 많나. 이태원 참사, 후쿠시마 오염수, 양평 고속도로, 오송 지하차도 참사, 잼버리 파행 등등 많지 않나. 이걸 하나도 못 살리고 있다.
- 당내 계파갈등도 심한데
▲ 건강한 당이니까 그런 얘기를 하는 거다. 이걸(비명계를) 포용하지 못하면 이재명 리더십이 성공하지 못하게 된다. 다만 싸우고 분열하는 이건 윤 대통령이 바라는 민주당이 되는 거다. 국민이 바라는 민주당, 민주당원이 바라는 민주당은 단합하는 것이다.
김대중과 김영삼 얼마나 싸웠나. 분당했었잖나. 문재인과 박지원도 얼마나 싸웠나. 그러나 민주당은 분당도 잘하고 통합도 잘한다. 계파라고 하는 것은 존재하지만, 큰 목표를 앞두고는 단합해서 강한 민주당이 돼야 한다. 저는 최대 혁신은 강한 민주당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렇게 염려할 건 없을 것이다.
오히려 국민의힘은 이준석, 유승민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민주당은 분당하고 싶은 사람은 박지원한테 물어보고 가라. 나가면 얼마나 춥고 배고픈지. 지금도 제가 (분당했던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나.
- 국민의힘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민주당 수도권 위기론이 거론되는데,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 지지율은 흐름을 봐야지 매몰돼서는 안 된다. 지금 솔직히 윤석열 대통령이 죽을 쑤고 있다. 우리 국민은 민주당에 밥을 해달라,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잘못하고 있다. 죽도 못 쓰고 있다.
그런데 내년 국회의원 선거는 윤석열 대통령의 중간 평가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고 이야기했듯 역대 선거를 보면 다른 이슈가 있어도 결국 경제다. 우리도 김영삼 대통령이 IMF 외환위기로 경제가 파산하니까 김대중 대통령이 반세기 만에 최초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하지 않았나. 결국 경제로 평가하는데 지금 우리나라 경제는 더 나빠질 거다.
민주당이 가장 필요한 것은 가장 큰 혁신은 단결이다. 단합해야 한다. 강한 민주당이 되면 성공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2023.08.15 leemario@newspim.com |
heyj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