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달러당 7.3위안을 돌파했던 위안화 환율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중국 당국이 나서 환율 안정에 자신감을 보이면서다.
펑파이(澎湃) 17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역내(상하이)·역외(홍콩)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하락(위안화 가치 상승)했다. 오전 거래에서 장중 한때 달러당 7.35위안을 돌파했던 역외 위안화 환율은 하락 반전하면서 오후 한때 달러당 7.2978위안까지 내렸다. 역내 환율 역시 오전 한때 7.31위안을 돌파했다가 오후 거래에서 하락하며 7.2766위안 저점을 찍었다.
이날 오후 6시 36분(현지시간) 기준, 역내·역외 위안화 환율은 각각 7.2818위안, 7.3062위안을 기록하며 거래일 내 각각 0.24%, 0.4%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위안화 환율의 '급반전'을 이끌어낸 것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었다. 인민은행은 16일 밤께 발표한 '2023년 2분기 중국 통화정책 집행 보고서(보고서)'에서 위안화 환율 안정 의지와 자신감을 동시에 보여줬다.
'보고서'는 "현재 위안화 환율이 펀더멘털과 괴리적이지 않고 외환시장이 전반적으로 질서 있게 운영되고 있다"며 "외부적 요인으로 보나 내부적 요인으로 보나 위안화가 일방적으로 절하될 리 없고 양방향 변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민은행은 5월 이후 대내외 요인들이 위안화 절아 압력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위원회의 금리 인상 전망 반복 ▲미국 부채 리스크 ▲지정학적 요인 등을 외부 요인으로, ▲6~8월 홍콩 상장사들의 배당 시즌 도래 및 위드 코로나 전환 뒤 해외 여행·유학 수요 증가에 따른 외화 구매 수요 증가를 내부적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여러 번의 외부 충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인민은행과 외환관리국은 풍부한 경험을 쌓았고 충분한 정책 도구를 가지고 있다"며 "외환시장의 평온한 운영을 유지할 수 있는 자신감과 조건,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민은행과 외환관리국은 외환시장 변화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며 "전망 관리 강화, 외환시장 수급 조절, 해외 매개변수 조절 등을 통해 위안화 절하 압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바이두(百度)] |
한편, 중국 대형 국유은행이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이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17일 로이터통신은 중국 국유은행들이 이번주 들어 역내 및 역외 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의 급격한 절하를 막고자 국유 대형은행들을 동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5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던 위안화 환율은 6월 30일 7.26위안을 찍은 뒤 횡보하다가 7월 중순 하락세로 전환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돌입하고 중국이 하반기 적극적인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었다.
연말까지 달러당 6.95위안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점쳐지던 위안화 환율은 그러나 이달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중국 경기 회복세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15일 인민은행이 정책금리를 인하하면서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벌어진 것이 직격탄이 됐다.
MLF 금리 인하가 발표된 직후 위안화 환율은 급등했다. 15일 역내 시장에서 장중 한때 7.2899위안까지, 역외 시장에서는 무려 7.3204위안까지 급등하며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가 각각 7.2865위안, 7.3183위안으로 거래를 마쳤다.
역외 시장 환율이 7.3위안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래 처음으로, 16일에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역외 위안화 환율이 장중 한때 7.33위안까지 뛰었고, 역내 위안화 환율 역시 7.3위안 수준에서 배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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