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리가 1~2%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부동산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기준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로 가계부채 증가 추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추가 긴축 여부에 따라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신호를 준 것이다.
이창용 총재 24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가 안정돼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아지고 집값이 바닥이니 대출받자는 인식이 있다"며 "지난 10여년 동안 금리가 굉장히 낮았고 젊은 세대가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못해서 다시 낮은 금리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집을 샀다면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 6명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연 3.50%로 5연속 동결했다. 다만 금통위원 6명은 최종금리를 3.75%로 열어놔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요인으로 가계부채 증가와 연준 통화정책 변수를 꼽았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8월 금통위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08.24 photo@newspim.com |
이 총재는 "금통위원 모두 3.75%까지도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매우 높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지 유의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금리 상방 옵션을 열어놨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어 "부동산 가격 자체를 타깃으로 하지 않으나 가계부채가 늘면 금융시장 안정을 저해하기 때문에 미시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올라가는 일이 없도록 당국과 한국은행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기대와 달리 기준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예상 추세대로 가는지와 가계부채 등 여러 금융안정 상황이 어떻게 지속되는지 보면서 조절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못 박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1.4%를 유지했다. 다만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3%에서 2.2%로 0.1%포인트(p) 내렸다.
이 총재는 "(중국 경제) 침체 가능성이 커진 것이지 7월 예상한 성장률보다 크게 낮아진 상황은 아니다"라며 올해 전망치 유지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어 "내년에도 중국경제 빠른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봤기 때문에 내년 성장률을 낮췄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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