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대한민국의 인구절벽 시계가 가속화되고 있다. 출생아 수의 감소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출산모의 나이도 늙어가고 있다. 합계 출산율이 1명 미만인 상황에서 이를 만회할 둘째아 출산도 급감하는 모습이다.
통계청은 30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2년 출생 통계'를 발표했다.
◆ 출생아 수 전년 대비 1만1000명 감소…출산모 나이 0.2세 상승
이번 출생통계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1000명이 줄었다. 조(粗)출생률(인구 1천 명당 출생아 수)은 4.9명으로 전년보다 0.2명이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8명으로 전년보다 0.03명(-3.7%)이 줄었다. 이는 1970년 출생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최저치다. 그만큼 인구절벽 현상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출생아 수 및 합계출산율 추이 [자료=통계청] 2023.08.30 biggerthanseoul@newspim.com |
여기에 출산모도 늙어가고 있다. 모(母)의 평균 출산연령은 33.5세로 전년대비 0.2세 상승했다.
첫째아 출산연령은 33.0세, 둘째아는 34.2세, 셋째아는 35.6세로 전년대비 모두 상승했다. 35세 이상 산모의 비중은 35.7%로 전년대비 0.6%포인트(p) 증가했다.
전년대비 첫째아는 8000명(5.6%) 증가한 반면 둘째아는 1만5000명(16.7%↓)이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1명 미만인 상황에서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둘째아 출산이 급감한 것이다.
전국 합계출산율 현황 [자료=통계청] 2023.08.30 biggerthanseoul@newspim.com |
평균 출산연령은 서울 강남구가 35.0세로 높고, 강원 화천군은 30.9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합계출산율은 세종(1.12명)·전남·강원(0.97명)이 높고, 서울(0.59명)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아 수는 대전(3.5%)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은 대전을 제외한 16개 시도 모두 전년대비 감소했다.
기초자치단체별로 합계출산율은 전남 영광군(1.80명), 전북 임실군(1.56명) 순으로 높고, 서울 관악구(0.42명), 대구 서구(0.46명) 순으로 낮게 나타났다.
◆ OECD 주요국 중 10년 새 합계출산율 급락 유일
국제사회와 비교를 해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출산율 하락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가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1.58명이며 첫째아 출산연령은 29.7세다.
우리나라의 2021년 합계출산율은 0.81명이었으나 2022년에는 0.03명이 줄어든 0.78명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OECD 회원국의 합계출산율 비교(2011, 2021) [자료=OECD, 통계청] 2023.08.30 biggerthanseoul@newspim.com |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이스라엘이다. 첫째아 출산연령은 27.8세다.
나머지 국가는 모두 1명 이상이다.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는 스페인으로 합계출산율이 1.19명이다.
첫째아 출생연령이 가장 낮은 국가는 27.3세로 미국과 슬로바키아로 나타났다.
OECD 역시 전반적으로 합계출산율이 낮아질 수록 첫째아 출생연령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우리나라는 합계출산율이 1명을 하회하다보니 인구 감소현상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2011년에는 우리나라도 OECD 국가 하위그룹 수준인 1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하위그룹 가운데서도 10년 사이 급감한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인구 급락은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물리적·심리적 경쟁이 높아지면서 출산을 기피하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은 한 포럼에서 "합계 출산율이 1.0명 미만인 국가는 홍콩, 싱가포르 등 도시국가 뿐"이라며 "현재 서울 중심의 도시국가 같은 출산율을 보이는 데 이런 부분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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