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그동안 뜨거웠던 미 경제의 열기가 둔화하는 조짐이 포착됐다.
이번 달 미국의 민간 고용이 예상에 훨씬 못 미친 가운데,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치도 앞서 발표된 속보치에서 하향 수정됐다.
예상보다 둔화한 경제 수치에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오름세로 장을 시작했으며, 연내 1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점쳤던 투자자들은 다시 동결로 빠르게 돌아섰다.
미국의 한 취업 박람회에서 줄을 선 구직자들. [사진=블룸버그] |
◆ 美 8월 ADP 비농업 일자리 17만7000건...노동시장 본격 냉각되나?
미국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인 ADP는 30일(현지시간) 8월 비농업 부문 민간 고용 17만7000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7월 민간 고용이 32만4000명 늘었던 데서 절반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달 민간 고용이 19만5000명 늘어날 것이라는 월가 전망도 하회했다.
ADP 민간 고용은 지난 6월 48만7000명 늘며 정점을 찍은 이후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여파가 마침내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발표된 미 노동부가 발표한 JOLTs (구인·이직 보고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그림을 보여줬다. 7월 미국의 채용 공고는 882만7000건으로 전월대비 약 34만건 감소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2021년 3월(840만건) 이후 28개월 만의 최저치기도 하다.
오늘 잇달아 발표된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도 예상보다 저조했다.
◆ 2분기 GDP 잠정치 2.4%→2.1%로 하향 조정...연내 금리 동결 베팅 강화
미국의 2분기(4~6월) GDP는 전기 대비 연율로 2.1% 증가한 것으로 수정됐다. 앞서 발표된 속보치(2.4%)에서 변함없을 것이라는 월가 전망을 하회하는 결과다. 기업의 재고 및 장비·지적 재산권 등에 대한 투자 감소가 반영됐다.
미 경제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고강도 긴축 속에도 지난해 3분기 성장세로 돌아선 데 이어 4분기에도 2.6%, 올해 1분기에도 2.0%의 견조한 성장률을 이어갔다. 연준이 잠재 성장률로 제시한 1.8% 근방도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의 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3차례 나눠 발표된다. 이날 발표는 잠정치로 향후 확정치에서 수정될 수 있다.
경제가 고강도 긴축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간 탓에 연준이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으나, 최근 인플레이션이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어 긴축 종료 기대감도 동시에 커진 상황이다.
미 동부시간 30일 오전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 [사진=CME그룹 데이터] 2023.08.30 koinwon@newspim.com |
파월 의장은 지난주 열린 세계 중앙은행장 회의인 잭슨홀 미팅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앞으로 나올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이에 시장은 이번주 나올 고용과 물가 지표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어제에 이어 오늘 발표된 지표가 예상을 하회하자 미 경제의 연착륙 기대감도 커지면서 이날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오름세로 장을 출발했다. 반면 미 국채 금리와 달러화는 일제히 약세다.
투자자들 사이 금리 전망에도 변화가 포착됐다.
잭슨홀 미팅 후 11월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점쳤던 금리 선물 시장 투자자들은 이제 연준이 내년까지 금리를 동결한 후 내년 5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서는 시나리오에 베팅하고 있다. 11월 금리 동결 가능성도 58.8%로 올라가며 인상 가능성(37.9%)을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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