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가 TSMC와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격차를 좁히기 시작하면서 첨단 반도체 기술 투자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분기에도 삼성전자가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1.7%를 기록했다. 전 분기 9.9%에서 1.8%p 상승한 수치다. 반면, TSMC의 시장 점유율은 56.4%로 1분기(60.2%)보다 3.8%p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TSMC의 올해 2분기 점유율 격차는 44.7%로, 50.3%의 차이를 보인 1분기에 비해 5.6% 줄었다. 이들 기업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3분기 40.6%, 4분기 42.7%, 올해 1분기 50.3% 등으로 3개 분기 연속 벌어져왔지만, 1년 만에 그 격차 폭을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 '게이트올어라운드(GAA)'와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등 파운드리 공정에 확대해 온 첨단 기술 투자가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GAA 공정을 도입, 3나노 양산에 나섰는데, 고객사 및 점유율 확보에 GAA가 주효했다는 것이다. GAA는 게이트 면적을 넓혀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성을 높인 첨단 공정으로 TSMC가 채택하고 있는 '핀펫' 방식보다 기술력이 앞선다.
삼성전자 평택 공장. [사진=삼성전자] |
또 삼성전자가 해마다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MPW도 점유율 확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이다. MPW는 다품종 소량 생산을 위한 파운드리 형태로 한 장의 웨이퍼에 다른 종류의 반도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MPW 서비스를 지난 2022년 23회에서 올해 29회로 늘렸다.
특히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수율이 개선된 것도 이번 점유율 격차 줄이기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의 4나노 공정 수율은 75%, 3나노는 60% 이상으로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고객사가 확보된 상태에서 TSMC의 수율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오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상승하고, TSMC는 감소하게 됐다는 것이다. 수율은 반도체 공정 과정에서 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생산력이 증가한다.
이 밖에도 파운드리 관련 고객 서비스 강화와 고객사 유치 전략 등도 점유율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삼성이 최근 파운드리에 집중적인 기술 투자를 하면서 그 효과가 점유율 상승으로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 같다"며 "삼성은 4나노 등 신규 공정에서 양산 문제를 극복한 반면, TSMC는 양산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가 3분기에도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여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TSMC의 첨단 반도체 수율이 비슷한 수준에 형성된 상태에서 아직 10% 대 초반의 점유율을 가진 삼성전자가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TSMC보다 점유율 상승 여지가 더 크기 때문이다.
앞으로 삼성전자가 수율 상승에 힘입어 TSMC와의 격차를 더 줄이기 위해서는 '파운드리 패키징 기술 개발'과 '대형 고객' 확보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수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당초 낮았던 삼성의 수율이 더 올라갈 것을 감안하면 3분기에는 '2등 상승 효과'에 힘입어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더 줄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종환 교수는 "이번 점유율 격차 감소는 TSMC를 따라잡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요한 공정으로 인정받고 있는 '파운드리 패키징' 기술력을 얼마나 끌어올리는 지가 삼성의 점유율 추가 확보에 직접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와 함께 대형 고객 확보를 위한 투자에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앞으로 첨단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릴 것이라는 계획을 내놨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서울대 특강에서 "올해 반도체 적자가 큰 상황에서도 투자를 줄이지 않고 있으며, GAA 등 기술을 계속 잘하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투자 확대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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