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예술 작품과 패션 플랫폼이 상관관계가 있을까?.
지난 6일 개막한 3대 아트페어 '프리즈(Freize) 서울 2023'에 W컨셉이 패션 플랫폼으로는 최초로 참여해 전시 부스를 꾸렸다.
7일 찾은 W컨셉 전시관은 임지빈 작가의 초대형 베어 벌룬과 함께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옷장을 활짝 연 모습처럼 안으로 들어갈수록 좁아지는 삼각형 모양의 전시관에서 은박을 두른 대형 베어 벌룬이 튀어나와 있는 모습이다.
프리즈 서울 W컨셉 부스에 전시된 임지빈 작가의 작품 초대형 베어 벌룬.[사진=노연경 기자] |
임지빈 작가는 베어브릭을 모티브로 한 대형 베어 벌룬 작품을 선보이는 팝아티스트로 롯데월드타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에서 전시를 진행했다. 벽 틈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베어 벌룬을 통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이날 전시관에서 만난 임 작가는 "평범한 곳을 지나가다 갑자기 작품을 마주하게 되는 장면을 연출하는 것을 즐기는데, (이번 전시에선) 옷장을 열었을 때 생각지도 못하게 작품을 마주하는 상황을 연출했다"라며 "검은색이나 흰색으로 주로 만드는 데 특별히 은색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부스 가장 오른쪽 끝에는 인공지능(AI)이 그려주는 그림을 받기 위한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W컨셉에서 개발한 AI 기술이 적용된 '아트웍 서비스'로 몇 가지 키워드를 넣으면 그에 맞는 그림이 1~2분 만에 바로 나온다. '우주에서 운동하는 강아지'라고 적어 넣자 태양을 배경으로 서핑을 즐기는 강아지 그림이 완성됐다.
인파로 붐비고 있는 프리즈 서울 내 W컨셉 라운지.[사진=노연경 기자] |
갤러리가 운영하는 부스에선 전시 작품 판매가 이뤄진 것과 다르게 W컨셉 전시관에선 작품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다. W컨셉에서 판매하고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 옷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지만 판매 목적은 아니다. '전시'와 '체험'만을 위한 공간인 것이다.
W컨셉 관계자는 프리즈 서울 참여 이유에 대해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문화생활에도 적극적이라는 점에 착안해 아트 마케팅을 진행한 것"이라며 "W컨셉의 본업인 '패션'을 활용한 다양한 온·오프라인 연계 행사를 통해 W컨셉과 입점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전시관에서 만난 관람객 윤(49)씨는 "전시를 보기 전까지 W컨셉이라는 플랫폼이 있는지 몰랐다"라며 "전시관에 진열된 옷 중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옷이 많았다"고 말했다.
W컨셉은 앞서 지난 5월 열린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도 현장 부스를 운영했다. 당시 3일간 부스 이용객은 총 6000여 명을 기록했다. 페스티벌 두 달 전에는 티켓 사전판매를 진행했고, 직전에는 페스티벌룩 추천 행사를 진행해 연계 효과를 꾀했다.
이처럼 문화·예술 행사 참여가 브랜드 '경험'과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점이 증명되자 '아트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아트페어를 찾는 관람객들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백화점 VIP 등 '큰 손'들의 예술작품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기업들도 아트페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 대표 국제아트페어인 '키아프 서울' 2021년 방문객 중 21~30세는 21%를 차지, 31~40세(29.9%)를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프리즈 서울에서 580만달러(약 77억원)로 최고가에 팔린 쿠사마 야요이의 회화 '붉은 신의 호박'은 한국인이 구매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즈 서울 내에 신세계백화점이 마련한 VIP 전용 공간.[사진=노연경 기자] |
이에 신세계백화점도 올해 업계 최초로 프리즈 서울 공식 파트너사로 참여해 백화점 VIP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라운지를 운영했다.
VIP라운지에도 정창섭, 이정진 등 한국 1세대 작가들의 작품이 걸렸지만, W컨셉과 마찬가지로 판매는 하지 않았다. 대신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브랜드인 뽀아레를 라운지 중앙에 배치했고, 계열사인 까사미아에서 제작한 가구들로 라운지를 꾸몄다.
아모레퍼시픽의 F&B (식음료) 브랜드인 오설록도 프리즈 서울 내에서 팝업 매장을 운영했다. 외국인 바이어나 구매자가 많이 오는 프리즈 서울에서 오설록 인지도 높이기에 나선 것이다. 매장에선 새로운 영문 로고와 함께 브랜드 소개를 위한 브로슈어를 제공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