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올해 초부터 매수심리가 살아나면서 집값이 회복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하고 있다. 2021년 집값 상승기에 투자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국내 부동산 투자에 나섰던 모습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용이한 상황이 됐지만 투자처로서 부동산의 매력이 줄어든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특히 부동산발 경제 침체로 중국인들 소비가 위축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집값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침체 영향 등으로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수세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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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월 전국 부동산 외국인 매수자 6.2% 감소…집값 상승·원화가치 하락에도 주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부동산 외국인 매수자는 9679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1만324명) 대비 6.2% 감소한 수치다.
국적별로 보면 매수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으로 6257명으로 전체 외국인 매수자의 65%에 달한다. 뒤를 이어 미국이 1486명(15%), 캐나다 372명(4%), 베트남 218명(2%) 순이다.
베트남을 제외하곤 모두 전년 보다 매수세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전년 보다 6.7% 줄었으며 미국과 캐나다는 각각 4.8%, 17.5% 감소했다. 베트남은 유일하게 전년 보다 10.1% 늘어났다.
지역별로 보면 인천이 가장 뚜렷하게 감소세가 나타났다. 인천의 외국인 매수는 같은 기간 1915명에서 1488명으로 427명 줄었다. 충청남도와 서울도 각각 1011명에서 825명으로 186명, 1144명에서 1003명으로 141명이 줄었다. 강원도 역시 301명에서 208명으로 93명 줄었다.
올해 들어 집값이 살아나고 있지만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주춤한 모양새다. 지난해 집값 하락세에 털고 떠났던 외국인들이 올해 집값 상승에도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집값 상승기에는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며 거래가 늘었었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용이한 상황도 마련됐지만 매수까지 이어지진 않고 있다. 지난 2021년 1월 108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는 1300원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 외국인 매수세 감소…"외국인 매수 비중 큰 중국인 소비 위축 영향"
정부가 외국인 투기 거래를 막기 위해 국내 부동산 취득자금의 불법반입 등 단속에 나서면서 무리한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를 방지하는 시행령을 개정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21일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공포해 매수인이 국내에 주소 또는 거소를 두지 않을 경우 위탁관리인을 지정·신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이번 개정에는 국토부가 외국인의 국내 거주 여부와 세대구성 정보 확인을 위한 출입국 기록 및 건강보험정보를 관계 행정기관에 요청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단기적으로 보면 정부의 압박 영향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론 경기 침체 상황이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외국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감소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외국인 부동산 매수세는 더욱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부동산발 경제 침체로 인해 중국 사람들의 소비가 위축되면서 투자를 이어가기 보단 우선은 중단하고 있는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부동산 투자에 나서기에는 아직 부담되는 부분이 있을것"이라며 "다른 투자처들이 우세한 부분이 있어 (부동산) 거래가 확 늘어날 거라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이 자국의 경제 침체로 인해 소비가 위축된 상황"이라면서 "부동산발 경제 침체로 인해 부동산 자체가 투자처로의 매력이 떨어졌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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