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수수 사건'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진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 씨가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5000만원을 받았다며 재판에서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부장판사)는 12일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씨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 모 씨가 7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07.03 pangbin@newspim.com |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이 아니어서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지만 박씨는 이날 법정에 나왔다.
박씨 측 변호인은 "정당 내부 선거와 관련해 당시 일부 지지자들이 경선캠프를 찾아와 지급한 격려금을 피고인이 관리하고 필요한 부분에 지원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당 대표 경선 당시 피고인은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으로서 실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했을 뿐 캠프 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공소사실과 관련해 ▲사업가 김모 씨로부터 현금 5000만원 수수 ▲윤관석 무소속(전 민주당) 의원에게 현금 6000만원 전달 ▲서울지역 상황실장 이모 씨에게 선거운동 활동비 명목으로 50만원 교부 ▲다른 상황실장 박모 씨에게 전화 선거운동을 위한 콜센터 운영비 명목으로 700만원 제공 등 대부분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가담 정도나 죄책 성립 여부 등은 다투겠다고 했다.
이어 "강래구(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등으로부터 당 대표 경선자금 지원을 요청받은 김씨가 피고인에게 5000만원을 교부했고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강 전 감사 또는 이정근(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피고인에게 금품을 요청한 것"이라며 "피고인이 직접 윤관석 의원으로부터 돈을 달라는 요청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윤 의원이 2021년 4월 27~28일 박씨로부터 2회에 걸쳐 현금 총 6000만원을 전달받아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소회의실 등에서 300만원씩 든 봉투 20개를 현역 의원 20명에게 살포했다고 보고 있다.
변호인은 5000만원 수수와 관련해서는 강 전 감사 등과 사전에 공모한 사실은 없으나 송 전 대표를 당 대표로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부외 선거자금을 받았다며 정당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씨에게도 직접 자백하는 취지가 맞는지 물었고 박씨는 "네"라고 답했다.
이날 변호인은 박씨가 선거전략 컨설팅업체 '얌전한고양이'에 의뢰한 여론조사 비용 9240만원을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이 대납하게 하고 먹사연 직원에게 컴퓨터 교체 등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는 부인했다.
재판부는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중요한 증거가 겹치는 강 전 감사와 윤 의원의 재판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해 내달 10일 또는 16일 이 전 부총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함께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26일 박씨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고 증거의견을 정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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