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전략운영본부장(CSO·30)이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삼양식품그룹에서 사명을 바꾼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의 미래 전략을 주도할 인물로 전 본부장이 등판한 것이다. 본격적인 3세 경영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14일 종로구 익선동에서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을 개최했다. 비전선포식에는 김정수 부회장을 비롯해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CSO), 정우종 삼양애니 대표이사 등 그룹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오너 3세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운영본부장 겸 삼양애니 공동대표가 직접 나서 미래 비전에 대해 소개했다. 전 본부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이 미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09.14 romeok@newspim.com |
1994년생인 전 본부장은 콜롬비아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2019년 9월 삼양식품 해외전략부문 부장으로 입사해 최연소 임원 타이틀을 거머쥔 오너 3세로 알려졌다. 이듬해 경영관리 부문 이사로 승진했으며 지난해 6월에는 계열사 삼양애니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현재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전략운영본부장으로 미래 전략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삼양애니 공동대표도 겸임하고 있다.
이날 삼양라운드스퀘어가 밝힌 비전은 과학기술 기반의 '푸드케어'(Food Care)와 문화예술 기반의 '이터테인먼트'(EATertainment) 두 축이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이 매출 1조원 달성을 넘보고 있는 등 정상 궤도에 오르자 미래 신사업 준비에 착수하겠다는 구상이다.
먼저 삼양스퀘어랩(전 삼양중앙연구소)은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등 생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개인 맞춤형 식품 개발에 착수한다. 음식으로 질병을 예방하는 '푸드케어(Food Care)' 사업이 목표다. 이를 위해 서강대 등 학계와 산학협력을 구축했으며 향후 의료기관과 협력해 장내 미생물에 대한 메타데이터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삼양라운드힐(전 삼양목장)은 웰니스(Wellness) 프로그램을 운영해 예방적 해결법을 제시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삼양라운드힐을 예방의학의 중심지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다.
또한 식물성 단백질 사업에 착수한다. 고단백 원물인 콩에 대한 기술연구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활용해 대체육뿐만 아니라 단백질을 강화한 라면, 밥, 과자, 두부나 팔라펠처럼 고기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단백질 HMR 등 다양한 식품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09.14 romeok@newspim.com |
삼양애니는 미디어·커머스 플랫폼 두 가지를 각각 구축할 계획이다. 불닭볶음면 등 삼양 제품에 대한 글로벌향 미디어 콘텐츠를 강화한다. 커머스 분야에서는 '한국의 맛'을 중심의 이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해 확산시킨다. 삼양계열사 외 다른 국내 식품사의 해외진출을 돕는 컨설팅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관련해 전병우 본부장은 "글로벌에서 한국 식문화에 관심이 많고 국내 품질 좋은 타브랜드들이 많지만 판로에 따른 한계가 있다"며 "비대칭적인 두시장의 수요를 연결해 식품 수출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삼양식품은 '불닭' 글로벌화에 집중한다. 앞서 삼양식품은 최근 밀양의 제1공장 부지에 제2공장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삼양식품 매출 1조원 달성을 불닭 단일제품 매출 1조원 달성에 도전한다. 김정수 부회장은 "2021년 완공한 밀양 제1공장은 이미 공장가동률이 최대치에 도달했다"며 "제2공장은 1공장과 함께 수출 전진기지가 될 예정으로 이를 통해 불닭볶음면 단일 제품 매출 1조원 달성을 시도해보려 한다"고 피력했다.
이날 제시한 비전은 대부분 장기계획으로 구체적인 윤곽이 나타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병우 본부장은 "올해 안에 식물성 단백질에서 기반한 푸드 제품을 맛보기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콘테츠 영역에서는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상반기쯤 구체적인 확장 방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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