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중국이 자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에 반도체를 포함한 부품 사용 시 자국 제품만 사용할 것을 지시했다고 17일(현지시각) 요미우리신문이 단독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이 자체적인 전기차 공급망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이며, 일본과 미국, 유럽 부품 제조업체들은 앞으로 배제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들에 점차 개방하겠다는 슬로건과 반대로 확대되는 산업 분야에 있어서는 외국 기업 배제에 오히려 속도를 내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중국 정부 내 공업정보화부 장관을 지낸 인사가 지난해 11월 중국 자동차 관련 업체들을 소집한 내부 모임에서 "국산 부품을 쓰라"는 구두 지시를 내렸으며, 국산 부품 사용 비중 목표를 세워 목표에 미달할 경우 페널티를 주도록 했다고 전했다.
뮌헨 오토쇼 중국 비야디 전시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 소식통은 이번 지시가 구두로 내려진 것은 외국 기업을 배제한다는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1일 중국 공업정보화부 등 7개 부처는 '자동차 산업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업무 방안'에서 자동차산업 공급망의 안정과 원활성을 확보하고 공급망 안전을 감독하는 틀을 세우겠다고 밝혔으며, 전자부품의 중국산 사용률 검사나 차량용 배터리 인증 제도도 실시할 예정이다.
한 중국 리서치 기관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부품 시장은 지난해 기준 3조8800억위안(약 709조3804억원) 규모로, 오는 2028년까지 4조8000억위안(약 877조584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까지는 일본과 미국, 유럽 부품 제조사들이 중국 시장을 장악해 왔으나 최근에는 외국 기업과 합작을 통해 선진 기술을 흡수한 뒤 자동차 부품 제조기술을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중국 기업들이 전기차 부품 생산에 적극 나서기 시작한다면 일본과 미국, 유럽 제조업체들은 국제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산 제품이 연료전지 자동차와 같은 다른 분야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문은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중국 기업 CATL에는 "해외 투자 시에 주식을 100% 보유한 회사를 세워라"는 당국의 지시도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CATL은 2019년 이후 독일·헝가리·인도네시아에서 공장을 짓고 있는데, 주식 100% 조건을 내건 이유는 해외 진출은 하면서도 제조 기술은 유출되지 않기 위해서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