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추석 연휴가 맞물린 내달 1일부터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이 일제히 오른다. 우유 원유 가격 상승에 따라 서울우유를 선두로 유업체들이 인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설탕 가격도 치솟고 있다. 추석 연휴가 지나면 우유와 설탕값 상승에 따른 밀크인플레이션과(우유+인플레이션)과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오는 10월부터 편의점 우유 가격을 4.9~11.7% 인상한다. 편의점 기준 흰우유는 200㎖ 제품 기준 기존 11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한다. 흰우유 1L 제품은 3050원에서 3200원으로 4.9% 올린다. 서울우유는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흰우유 1L제품의 인상률을 최소화해 소비자가격 2000원대 후반대로 책정하겠다고 밝혔지만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흰우유 1L 소비자까는 3000원을 넘긴 셈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사진=뉴스핌DB] |
특히 서울우유는 토핑형 요거트 제품인 '비요뜨'의 편의점 가격을 1800원에서 2300원으로 27.8% 올릴 계획이었다. 그런데 비요뜨 인상 폭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편의점 업계와 납품가격을 추가 협의해 재조정하겠다며 인상안을 거둬들였다. 서울우유는 추석 연휴 이전 인상폭을 확정해 당초 계획했던 내달 1일부터 비요뜨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서울유유 관계자는 "당초 비요뜨 편의점 가격은 1800원으로 원가부담을 감내하다 타사 제품 가격 수준인 2300원으로 올릴 계획이었다"라며 "그러나 인상률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어 현재 재검토 중이며 추석 전에는 인상률이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유업체들도 흰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의 인상안을 조율 중이다. 이들 업체들은 내달 1일부터 흰우유 가격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요거트, 유음료 등 유제품 전반에 대한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앞서 서울우유가 비요뜨 가격 재조정에 들어간만큼 요거트 등 유제품의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업체마다 눈치싸움에 들어간 상황이다. 정부가 강한 물가안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인상률이 과도하다는 반응이 나올 경우 서울우유 사례와 비교되며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유제품 가격이 많이 오르면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이 다른 유사제품에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이 걱정스럽다"며 "가능한 한 가격저항에 부딪히지 않는 선에서 인상 폭과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유 뿐 아니라 설탕 가격도 치솟고 있다. 브라질과 태국 등 '사탕수수' 주요 수출국이 작황부진을 겪고 있어서다. 인도의 경우 지난해부터 설탕 수출 제한을 이어오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설탕 선물(12월) 가격은 톤(t)당 728.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532,4달러) 대비 37%가량 높은 수준이다. 국제 설탕 선물 가격은 지난 4월 12년 만에 처음으로 7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하고 있다.
설탕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식품업계의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 우유 가격 상승에 따른 '밀크인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에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가중되고 있어서다. 그간 식품업계는 강한 물가안정책에 따라 가격조정을 자제했왔다. 그러나 이번 추석 명절 이후에는 우유 등 유제품을 시작으로 가공식품 가격 인상을 잇따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 인상 요인이 누적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현재 별도 인상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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