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으로 최근 무기징역을 확정받은 이은해(32)가 숨진 남편 명의로 가입한 생명보험금 8억원을 달라며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도 최종 패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씨와 신한라이프생명보험(구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 측은 항소기간(22일)까지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박준민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아 지난 23일 원고 패소 판결이 확정됐다.
[인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가 지난해 4월 19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04.19 mironj19@newspim.com |
이씨는 2017년 8월 남편 윤모 씨를 피보험자로, 수익자를 본인으로 하는 3건의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윤씨가 사망한 후인 2019년 11월 윤씨의 생명보험금 총 8억원을 청구했으나 보험 사기를 의심한 보험사 측이 지급을 거절하자 이듬해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 측은 소송에서 보험기간 중 윤씨가 익사했다며 보험계약에서 정한 사망보험금을 달라고 주장했다.
반면 보험사 측은 윤씨가 이씨와 공범 조현수(31)에 의해 살해됐고 보험계약 약관에 '보험수익자, 계약자가 고의로 피보험자를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이씨의 형사재판 결과 등을 근거로 이씨가 피보험자인 남편 윤씨를 고의로 해쳤기 때문에 보험사의 지급의무가 없다고 판단, 지난 5일 보험사 측 손을 들어줬다.
이어 "판결에 의하면 각 보험계약의 보험수익자, 계약자인 원고가 고의로 피보험자인 망인을 해친 경우에 해당한다"며 "피고는 각 보험계약의 약관에 따라 원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의무가 면책됐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2019년 6월 30일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내연남인 조씨와 공모해 수영을 하지 못하는 윤씨에게 구명조끼 없이 4m 높이 바위에서 물속으로 뛰어내리도록 강요하고 구호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윤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은 이씨가 물에 빠진 윤씨를 적극적으로 구조하지 않았다며 부작위에 의한 살인(간접 살인)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다만 "피해자가 심리적 굴종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에 의한 살해는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지난 21일 이씨와 조씨에게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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