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용 기자 = 윤석열 정부에서 중국에 대안 시장으로 중동지역을 주목하며 경제 외교 정책을 펼쳐온 가운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란 큰 변수가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정부와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중동 시장 외교 정책은 이스라엘 전쟁 여부와 상관 없이 밀고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달 초 추석연휴기간 동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아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현장 경영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州)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네옴(NEOM)' 신도시의 지하 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이 회장은 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州)에서 삼성물산이 참여하고 있는 친환경 스마트시티 '네옴(NEOM)' 산악터널 공사현장을 점검했고, 이외에도 이집트 중부 베니수에프주 소재 삼성전자 공장과 이스라엘의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센터를 찾았다. 삼성전자는 중동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현 정부 기조에 발맞춰 중동 비즈니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중국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한국기업들은 중국의 자립기술력 확립과 미-중 갈등 등의 상황과 맞물려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그동안 기업들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중동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고, 이들 국가 중심으로 경제외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한 것도 그 일환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11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의 회담을 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특히 한국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추진하고 있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다.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에 서울의 44대 크기인 2만6500㎢(약 80억 평) 규모의 초대형 스마트 신도시를 조성하는 네옴시티는 총 사업비만 5000억 달러(약 664조원)에 달한다. 이미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은 2022년 네옴시티 '더 라인' 사업 중 1조3000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박사(선임연구위원)은 "중동 지역 중에서도 외교경제 정책의 중심엔 사우디아라비아가 있다"면서 "이스라엘 전쟁으로 이 외교경제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 같진 않고, 오히려 우리 방산기업에 기회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전쟁으로 중동국가들의 외교진영 변화 역시 중동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사우디는 계속해서 팔레스타인을 지킬 것이며 팔레스타인 영토의 평온과 안정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는 관계 정상화에 나섰지만, 이스라엘에 전쟁이 터지며 이 관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동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지만 에너지에 대한 중동 의존도가 33%나 된다"면서 "전쟁이 장기화되면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 자유진영과 함께 갈수밖에 없지만, 기업 입장에선 현재까지 해온 경제적 활동을 이어가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쪽 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켜볼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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