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국유 자본이 증시에 등판했다.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A주가 반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4대 국유은행은 11일 밤께 중앙회금공사(中央匯金公司)의 주식 추가 매수 소식을 공시했다.
가장 먼저 농업(農業)은행이 지배주주인 중앙회금공사가 11일 주식 거래를 통해 A주 주식 3727만 2200주를 매수했고, 향후 6개월 내에 추가 주식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중국(中國)은행과 건설(建設)은행, 공상(工商)은행도 같은 내용을 공시했다. 중앙회금공사가 매입한 주식은 중국은행 2761만 주, 건설은행 1838만 주, 공상은행 2488만주이며, 마찬가지로 6개월 내에 주식시장에서 각 은행의 지분을 추가 매수한다는 계획이다.
중앙회금공사가 각 국유은행 주식 매수에 들인 돈은 공상은행 1억 3000만 위안, 농업은행 1억 3600만 위안, 중국은행 9400만 위안, 건설은행 1억 1700만 위안이다. 총 4억 7700만 위안으로 우리 돈 876억 원 규모다.
중앙회금공사는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의 중국 내 투자 채널이다. 중국 정부의 출자로 2003년 12월 설립됐으며 국유은행 등 중점 금융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등을 담당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중앙회금공사가 직접 투자하고 있는 금융기관은 총 19개이며, 이 중 7개가 은행이다. 국가개발은행 지분 34.68%, 공상은행 34.71%, 농업은행 40.03%, 중국은행 64.02%, 건설은행 57.11%, HSBC 53.95%, 후난(湖南)은행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 = 바이두] |
중앙회금공사가 시장에서 주식 매수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8년 만에 4대 국유은행 주식 매수에 나선 것을 두고 시장은 중국 당국이 증시 부양에 나선 것이라고 풀이한다.
지난 2015년 6월 상하이종합지수가 5178.19포인트 고점을 찍은 뒤 수직 하락하던 때 중앙회금공사는 은행주 대량 매수에 나섰다. 그해 8월 19일 밤께 4대 국유은행은 중앙회금공사로부터 주식 양수를 통보받아다고 공시했다. 당시 주식 거래액은 200억 위안에 달했었다.
저상(浙商)증권은 "중앙회금공사가 4대 국유은행 주식을 추가 매수한 것은 시장에 강력한 '안정제'를 주입한것"이라며 은행주 견인의 상승장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출금리 인하·부동산 업계 리스크 등으로 인해 상장 은행의 수익성 및 배당 수준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었으나 4대 국유은행의 지배주주인 중앙회금공사가 주식 매수에 나선 것은 이들 은행의 경영상황·투자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의미로 시장 우려를 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첸하이카이위안(前海開源)펀드 수석 이코노미스트 양더룽(楊德龍)은 "현재 은행주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저평가 돼 있는 가운데 중앙회금공사의 매수가 은행주 밸류에이션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국유은행 주식 매수는 시작에 불과하다. '계속해서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며 시장 안정에 대한 강력한 신호가 투자자 자신감 회복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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