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금융당국이 내놓은 반려동물보험(펫보험) 활성화 방안 변수로 국회가 떠올랐다. 펫보험 활성화 방안은 동물병원에서 진료비 등 증빙서류를 의무적으로 발급해야 한다는 수의사법 개정을 전제로 하고 있어서다. 수의사법 개정안 국회 통과가 늦어질수록 펫보험 활성화에도 차질이 생긴다.
16일 금융위원회(금융위)가 내놓은 반려동물보험 제도개선 방안에는 소비자가 보험금 청구 목적으로 진료내역과 진료비 등 증빙 서유를 요청할 시 동물병원에서 이를 의무적으로 발급하도록 검토·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소비자가 요청하면 동물병원에서 클릭 한 번으로 보험사로 진료내역을 전송해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시스템도 구축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보험금 청구 편의성을 개선해 펫보험 활성화에 나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서는 동물병원 등 수의업계 협조가 필수다. 금융당국은 수의사법을 개정해 동물병원 협조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현재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는 관련 법 개정안이 5건 계류 중이다. 이성만 의원안·홍성국 의원안·정청래 의원안(더불어민주당), 안병길·허은아 의원안(국민의힘) 등이다. 지난 8월에는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관련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다만 각 의원안은 펫보험 활성화보다는 동물 소유자 알 권리 보호와 동물 진료 의료 분쟁 발생 대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애완동물 모습 [사진=뉴스핌DB] 2023.06.05 ace@newspim.com |
문제는 관련 법 개정안 국회 시기를 예상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가장 오래된 이성만 의원안은 2020년 7월 발의됐으나 상임위인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계류 중이다. 나머지 의원안도 농해수위에서 제대로 논의된 적이 없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이면 내년 5월말 임기가 끝나는 현 21대 국회에서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험업계에서는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와 같이 펫보험 활성화 관련 법 개정안도 시일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담은 보험업법 일부 개정안은 추진 14년이 지나서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과 같이 이견이 없는 법안도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다"며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관련 제도 개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 통과 시점을 말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 알 권리뿐 아니라 보험사에서도 손해사정 때문에 진료기록 발급 요구가 있다"며 "진료기록 의무 발급 사유는 시행령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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