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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확대] 대도시 쏠림현상 막고 '소아과 오픈런' 대책 마련돼야

기사등록 : 2023-10-1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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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산부인과 필수 의료 '구멍'…유인책 동반돼야
지역 간 불균형도 심각…정부, 해소 방안 마련해야
의료계 반대 명분 없어…정부와 함께 해법 찾아야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필수의료 대책과 지역간 불균형 해소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의대정원 확대가 꼭 필요한 과제지만 대도시 쏠림현상이 더욱 심해질 우려가 있고, 소아청소년과(소청과)와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 붕괴를 막을 수 있는 해법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17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9일 의대정원 확대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1000명 이상의 대규모 증원이 예상되는 가운데 의료계는 파업을 예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소청‧산부인과 기피 현상…국민‧전문가 "인력 확보 정책 필요"

우선 소청과 등 필수의료 붕괴 현상에 대한 해법이 절실하다. 이는 '의사 수'가 아닌 특정 진료과에 대한 기피 현상에서 빚어진 문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료정책연구소가 지난 2월 발표한 '필수 의료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안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연평균 전문의 수는 2011년 기준 6만 4461명에서 2020년 기준 8만 8877명으로 3.3% 증가했다.

반면 소청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전문의는 1.2~2.2%로 낮은 수치의 증가율을 보였다. 미래가 불투명하고 의료 책임 부담이 큰 소청과보다 간단한 시술로 돈을 벌 수 있는 성형외과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의료정책연구소는 작년 10월 14일부터 19일까지 20대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필수 의료 분야 인력부족 원인'에 대해 조사했다. 조사 대상의 39.1%는 소아과 등 특정 진료 과에 대한 기피 현상의 원인으로 과도한 업무 부담을 꼽았다.

낮은 의료수가는 19.2%, 부족한 인프라로 인한 불안정한 일자리는 18.6%, 전공의 교육 또는 수련비용에 대한 국가 지원 부재는 13.3%로 뒤를 이었다. 의료사고 법적 보호가 부족하다는 의견은 7.5%로 가장 적었다.

국민들은 이같은 특정과 진료 기피를 막기 위해 '소청과 등 필수 의료 분야 인력 확보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1790회 응답 중 602표를 받았다. 취약지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 확대 항목은 346표로 두 번째로 높았다. 다음으로 전공의 수련‧인건‧교육비 등에 대한 국가지원 항목이 268표를 받았다. 감염과 환자 안전 관리 실시에 대한 지원(172표), 불가피한 의료사고에 대한 민・형사적 처벌 부담 완화(132표) 순이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은 "필수 의료 붕괴 등을 해결하려면 (의대 증원보다) 소청과 진료체계 붕괴·응급의료 체계 재정립 등을 가장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수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전공의 수련 교육 과정을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전공의 수련 교육은 1년의 짧은 인턴 기간을 수료한 뒤 곧바로 전공의 수련으로 들어간다. 내과·외과 등 필수 의료 분야에 대해 의대 졸업 후 충분한 수련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우 원장은 "전문의라고 해도 전공 분야 외 진료를 볼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인턴제를 폐지하고 주요 분야를 모두 경험하는 '임상 공통 수련 과정' 제도를 통해 소청·산부인과 등 필수 의료 분야에 대한 진료 업무를 교육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로의사 인력 활용을 통한 지역의료 인력 확보 방안도 제시됐다. 우 원장은 "원로 의사를 지역사회 공공의료기관에 매칭하는 '시니어(은퇴) 의사 매칭 사업'은 지방 공공병원과 지역의료의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이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 지역간 의료인력 불균형 심각…전문가 "지역 수가 차등제 필요"

지역간 의료인력의 편차가 심한 것도 바로 잡아야 한다. 이를 해소하지 않고 의대 정원만 늘리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지역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에 따르면 17개 시‧도의 지역별 인구 1000명당 평균 의사 수는 2.13명이다. 17개 시‧도 중 서울, 대전, 대구, 광주, 부산 5곳을 제외한 전북, 강원 등 12곳은 평균 미달이다.

서울이 3.37명으로 가장 많았고 세종이 1.23명으로 가장 적었다. 인구 1000명당 의료기관 근무 의사 수가 높은 상위 5개 지역은 서울(3.37명), 대전(2.56명), 대구(2.55명), 광주(2.54명), 부산(2.45명)이다. 세종을 제외한 하위 5개 지역은 전북(2.06명), 강원(1.81명), 인천(1.77명), 제주(1.77명), 전남(1.75명), 경남(1.71명), 경기(1.68명), 울산(1.60명), 충북(1.57명, 충남(1.54명), 경북(1.38명)이다(그래프 참고).

우 원장은 '지역별 의료수가 차등제'를 제안했다. '지역별 의료수가 차등제'는 지역별 의료 행위에 대한 수가를 달리 지급하는 제도다. 그는 "의료 인력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막으려면 의사가 부족한 곳 지역에 가서 진료할 경우 수가를 더 받을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지역사회 환자 후송 체계 구축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우 원장은 "진료를 볼 환자 자체가 없는데 의사만 배치하는 것은 문제를 증폭시킬 수 있다"며 "지역 의료 안전망 확보를 위해 지역 환자를 가까운 도시 지역 의료기관으로 후송하는 시스템을 확립해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sdk19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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