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17일(현지시간) 중국을 겨냥한 첨단 반도체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를 대폭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내놓은 대중국 첨단 반도체 장비와 인공지능(AI) 칩 수출 통제의 '빈틈'을 찾아 추가로 수출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중국뿐 아니라 미국 반도체 업계의 반발도 예상된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 국기. 2021.01.21 [사진=로이터 뉴스핌] |
새로운 수출 통제 대상에는 앞서 발표된 규제에 걸리지 않게끔 성능을 낮춘 AI 칩도 포함된다. 중국에 AI 반도체를 판매하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중국의 제재 우회를 막기 위해 마카오에 본사가 있거나, 미국의 무기 금수 조치 대상인 회사로 반도체 장비 등을 수출하는 것 역시 통제된다.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기술이 들어간 첨단 반도체 장비와 인공지능(AI) 칩 등의 대중 수출을 제한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칩(16nm 또는 14nm 이하),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중국 기업에 판매할 경우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 같은 규제로 엔비디아의 A100과 H100 첨단 반도체의 대중 수출이 막혔고, 이에 엔비디아는 규제에 걸리지 않게끔 성능을 낮춘 A800과 H800을 중국 수출용으로 내놨다.
하지만 이날 브리핑에서 미 행정부 고위 관료들은 강화된 새로운 조치에는 엔비디아의 A800과 H800도 정부의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나 라이몬도 상무부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번 수출 통제 강화의 목적은 중국 군에 중요한 AI와 정교한 컴퓨터의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첨단 반도체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관은 AI 칩이 중국의 군사 응용 분야에 매우 중요하며, 미국이 핵심 방위 기술에서 중국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경제 성장을 저해하기 위함이 아님 미국의 안보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조치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정상회담이 내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발표되어서 눈길을 끈다.
강화된 수출 통제 조치에 엔비디아, 인텔, KLA 등 미국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장비 제조 업체들은 비상에 걸렸다. 특히 전체 매출의 20%를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던 엔비디아의 경우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같은 발표에 미 증시 개장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 대비 7% 급락해 거래를 시작했으며, 인텔, AMD, 마벨, 브로드컴 등도 주가도 2~3% 일제히 하락 중이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