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은행이 19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여는 가운데 6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 전망된다. 채권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도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동결' 신호를 시장에 내보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현 3.50%인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논의한다. 금융시장에서는 기준금리 3.50% 유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난 9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으나 이달부터 둔화 흐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물가 상승률은 3.7%다.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3.3%다.
국내 가계부채도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인다. 지난 9월 은행권 가계부채는 1079조8000억원으로 전월대비 4조9000억원 늘었다.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으나 이 경우 부채 부실 우려가 커지며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8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3.08.24 photo@newspim.com |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나 이전과 마찬가지로 매파적 스탠스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가계부채 증가도 긴축을 길게 유지해야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중동 정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무력 충돌 등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등 각 나라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통화 긴축 기조를 장기간 이어갈 수 있다. 이때 '킹달러' 심화로 원/달러 환율마저 치솟으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확률도 올라간다.
국제금융센터는 중동 사태가 장기화·확전될 경우 원유·천연가스 등 공급 충격 및 가격 상승→인플레이션 압력 증대→통화정책 완화 전환 시점 지연→경제심리 위축 및 위험 회피 강화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불안에 국제 유가는 출렁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을 보면 지난 17일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는 1배럴당 89.90달러로 전 거래일(89.65달러)대비 0.25달러 올랐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지난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4.0원 내리 1349.6원에 마감됐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 사태 확산 여부가 변수이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통화정책 결정에 반영하기는 어렵다"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3.50%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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