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정부가 지역 필수 의료 살리기에 나섰다. 지방 국립대 병원의 역량을 수도권 대형병원 수준으로 강화하고 응급 의료 수가 인상으로 필수 의료분야의 이탈을 막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국립대 병원 등을 중심으로 필수 의료 전달체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지역‧필수 의료 혁신전략을 19일 발표했다.
◆ 전국 17개 국립대 병원, '빅(Big)5 병원' 수준으로 강화…인력 규모‧인건비 확대
복지부는 수도권 대형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지역에서 중증‧응급 치료가 완결되도록 14개 시‧도의 17개 국립대 병원의 기능을 강화한다. 국립대 병원이 없는 인천·울산·충남은 인천 길병원, 울산대병원 등을 지정한다.
핵심은 국립대 병원 수준을 서울대 병원 등 이른바 수도권 '빅(Big)5 병원' 수준까지 올리겠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진료 역량이 약화한 각 지역의 국립대 병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인력 규모, 수가, 인프라 개선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복지부는 국립대 병원의 필수 의료 분야 교수 정원을 확대한다. 국립대 병원은 전임‧기금‧임상 교수가 근무한다. 전임 교수는 교원에 속해 행정안전부 공무원 규제로 제한돼 있다. 복지부는 행안부, 인력에 따른 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와 필수 의료 혁신 태스크포스(혁신 TF)를 구성해 운영한다. 절차에 따라 추가 인력 규모를 정하고 내년도 정원에 요구할 계획이다.
[자료=보건복지부] 2023.10.19 sdk1991@newspim.com |
대학병원 인력이 받는 인건비도 늘린다. 국립대 병원 의료진의 임금 수준은 일반 민간기업에 비해 낮다. 복지부는 수익성이 낮은 필수 의료센터에 대한 보상 강화와 중환자실‧응급실 인력에 대한 비용을 지원한다.
현재 25% 수준인 정부의 진료시설‧장비 지원 비중도 75%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재 정부가 국립대 병원에 지원하는 비중은 진료시설‧장비는 25%, 교육‧연구시설은 75%다. 진료시설‧장비에 대한 지원을 교육‧연구 시설 수준까지 올려달라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다. 각 지역 대학병원의 노후화된 시설‧장비도 개선으로 의료인력 수도권 쏠림 현상을 막겠다는 취지다.
정부의 지원으로 기능이 강화된 국립대 병원은 각 지역의 필수‧공공의료를 총괄한다. 병‧의원과 종합병원, 공공전문진료센터 간 의뢰‧회송 연계를 늘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막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국립대 병원의 부처 소관을 변경해야 한다. 현재 국립대 병원 소관 부처는 교육부다. 필수 의료에 대한 진료, 연구, 인력 교육을 위해 부처 소관을 복지부로 이관한다.
◆ 의료 인력 수도권 쏠림 현상…응급‧소아 분야 수가 인상‧ 지역 인재 선발 확대
지역‧필수 의료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의료 인력의 수도권 쏠림 현상도 바로 잡아야 한다.
복지부가 발표한 '지역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에 따르면 17개 시‧도의 지역별 인구 1000명당 평균 의사 수는 2.13명이다. 17개 시‧도 중 서울, 대전, 대구, 광주, 부산 5곳을 제외한 전북, 강원 등 12곳은 평균 미달이다.
서울이 3.37명으로 가장 많았고 세종이 1.23명으로 가장 적었다. 인구 1000명당 의료기관 근무 의사 수가 높은 상위 5개 지역은 서울(3.37명), 대전(2.56명), 대구(2.55명), 광주(2.54명), 부산(2.45명)이다. 세종을 제외한 하위 5개 지역은 전북(2.06명), 강원(1.81명), 인천(1.77명), 제주(1.77명), 전남(1.75명), 경남(1.71명), 경기(1.68명), 울산(1.60명), 충북(1.57명, 충남(1.54명), 경북(1.38명)이다.
[자료=보건복지부] 2023.10.19 sdk1991@newspim.com |
복지부는 필수 의료 분야에 대한 수가 지원을 강화한다. 내년 1월부터 중환자실 보상을 강화하고 수술 난이도에 따라 수가를 신설할 계획이다. 수요가 부족한 인프라를 유지하기 위해 병‧의원급 신생아실, 모자동실 입원료 50% 인상 등을 제안했다.
서로 다른 병원 소속의 급성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수술, 시술 전문의 간 인적 네트워크 구성할 경우 보상을 강화해 기관 간 연계를 활성화한다. 건강보험 수가와 관련된 사항은 12월 발표 예정인 '제2차 건강보험종합계획('24~'28)'을 통해 발표될 전망이다.
지역 의대 졸업생이 지역 의사로 성장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우선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한다. 다만 의대 정원 확대의 정확한 규모와 발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복지부는 의료 인력 배분을 위해 전공의 수련·배정 체계 개선에 나섰다. 현행 40%인 비수도권 배정을 50%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에서 성장한 학생이 의대에 입학해 지역 의사로 성장하도록 지역인재 선발도 확대한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국립대 병원 소관 변경을 계기로 국립대 병원이 필수 의료 중추와 보건의료 R&D 혁신의 거점, 인력 양성‧공급의 원천이 될 수 있도록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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