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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문 열어 둔 파월, 미 10년물 금리 5% '턱밑'

기사등록 : 2023-10-20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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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높아 저성장 필요"
11월 FOMC에서는 동결에 무게
단기 금리는 하락, 일부 비둘기파 해석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계속된 긴축에도 불구하고 고용 시장 등 경제 전반이 강한 지지력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장 내달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지켜볼 수 있지만, 경제가 계속 강세를 보이면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아직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단언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파월 의장은 19일(현지시간)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꾸준히 추세를 웃도는 성장세 또는 타이트한 고용 시장이 더 이상 완화하지 않는다는 추가 근거가 확인된다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추가 진전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고 추가 통화정책 긴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내리기 위해서는 한동안 추세를 밑도는 성장세와 고용시장 여건의 추가 약세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경제 재개방 속에서 치솟은 물가 상승률을 잡으려 노력해 왔다.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의 목표 범위는 5.25~5.50%다.

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9일(현지시간)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10.20 mj72284@newspim.com 2023.10.20 mj72284@newspim.com

◆ 11월 동결 가능성에 무게

파월 의장은 당장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이날 그는 내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일단은 금리 인상의 효과를 지켜봐도 된다는 판단에서다.

향후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파월 의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되는 근거를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국채 금리 상승 등으로 긴축된 금융 여건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같은 효과를 내고 있으며, 일부 지표들은 타이트한 고용시장이 완화된다는 근거를 보여주고 있다는 게 파월 의장의 설명이다.

파월 의장은 물가와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여전히 가능하다"며 통화 여건 긴축의 지속 기간 역시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시장은 연내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강하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11월과 12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각각 99.0%, 69.5%로 반영했다.

연준 기준금리 전망.[표=페드워치]2023.10.20 mj72284@newspim.com

◆ 단기 금리 내리고 장기 금리 올라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발언 여파로 단기 금리가 내리고 장기 금리가 올랐다.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장중 8bp(1bp=0.01%포인트) 급등한 4.996%를 기록해 심리적 저항선인 5%에 바짝 다가섰다. 반면 정책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은 장중 4.2bp 내리면서 5.176%를 가리켰다.

시장에서는 이날 파월 의장이 연설을 통해 일단 11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웠지만, 강한 경제 지표가 계속해서 인플레이션을 위협할 경우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 당분간 정책 유연성을 유지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예상보다 오랫동안 높은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는 기존의 기조 역시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수석 투자책임자(CIO)는 "파월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유지하고 올해 남은 기간에 계속 이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수사를 전혀 바꾸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크 리포트를 발간하는 피터 부크바는 "파월 의장은 11월 1일 금리 인상 가능성을 잠재웠다"며 "그는 추가 금리 인상의 문을 열어뒀다"고 해석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과도하게 낮아지면서 파월 의장이 시장에 경계심을 심어주려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LPL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들어 많은 연준 위원이 공개 발언에 나섰고, 비둘기파적인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끝났을 것이라고 꽤 분명히 말했다"고 상기했다.

이어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그래서 연준 의장이 오늘 나와 시장을 진정시키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레이더X의 마이클 브라운 시장 애널리스트는 미 달러화의 하락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보다 0.43% 밀린 106.11을 가리켰다.

이와 관련해 브라운 애널리스트는 "금융시장 여건이 긴축돼 긴축 사이클의 완전한 종료로 이어질 가능성과 관련한 파월 의장의 발언을 보고 있다"며 "다른 FOMC 위원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지만 확실한 인사로부터 그러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발언에 대한 신뢰도를 강화한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파월 의장이 최근 추가 긴축된 금융 여건을 언급하는 등 비둘기파적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마이클 제임스 주식 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분위기는 최근 다른 연준 위원들보다 더 비둘기파적이었다"며 최근 금융 여건의 추가 긴축과 중동 사태 등 지정학적 위험이 제기하는 세계 경제 리스크(risk, 위험)에 대해 발언한 점을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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