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이석훈 기자 = 미국 긴축 장기화 우려에 코스피 지수가 7개월 만에 2400선을 내줬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과 미 국채 10년물 금리 연 5% 돌파 등이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증권가에서는 섣부르게 저가 매수에 나서기 보다는 분할 매수로 접근하며 변동성에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전 11시 59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37.21포인트(1.55%) 내린 2378.34을 기록중이다. 코스피가 장중 2400선을 내준 것은 지난 3월27일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코스닥은 17.22포인트(2.19%) 내린 766.90을 기록중이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3.10.19 choipix16@newspim.com |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9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며 추가 조치 가능성을 시사하고, 이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선 영향이다.
파월 의장은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으며 최근 몇 달간의 좋은 수치는 인플레이션이 우리 목표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일의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저와 동료들은 인플레이션을 2%로 지속 가능하게 낮추기 위한 노력에 있어 단합된 상태"라고 언급하면서 국채 금리 급등을 부채질했다.
이에 반응하듯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심리적 저항선인 연 5.0%를 돌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7년 만이다. 미 증시 3대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제롬 파월 연준(Fed) 의장 [사진=블룸버그] |
증권가에서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강달러 현상과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져 당분간 하락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헌 하이투자 연구원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미 국채 금리 상승이) 전 세계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 당연하다"며 "섣부르게 매수에 나서기 보다는 당분간은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매도세를 보이고 이에 채권 금리가 오르고 공포심리가 커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매도세를 무작정 따라가면 안 된다"며 "보유 주식을 팔거나, 신규 매수를 자제하라"고 덧붙였다.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로 상반기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테마주'에 대한 관심은 하락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테마주 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게 되면서 코스닥은 2차전지 등을 주의해야 한다"며 "고금리, 고유가의 수혜주인 은행주, 에너지주에 대한 분산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히는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은 늘고 있다. 금리가 높을 때 채권을 사면 많은 이자를 기대할 수 있는 데다 금리 하락 시 매매차익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급등으로 주식과 채권 모두 압박을 받는 가운데 투자자는 주식에 대한 관심은 줄고 채권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늘고 있다"며 "최근 신규 상장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채권형 상품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손잡고 'KODEX iShares 미국 하이일드 액티브 ETF' 등 미국 채권 ETF에 재간접 투자하는 상품 3종을 신규 상장했다. 미국 채권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을 활용해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분배형 ETF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추후 채권 거래를 통한 부차적 투자 수익도 있고, 채권 수익률도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며 "추후 미국 금리가 더 오른다면 해당 ETF 수익성 상승에 탄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