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 23일(현지시간) 풀려난 이스라엘 국적 인질이 납치 상황이 마치 지옥 같았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석방된 요체베드 리프시츠(85) 씨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지옥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리프시츠 씨는 무장한 (하마스) 대원들이 자신이 지내고 있던 니르오즈의 키부츠(이스라엘 생활 공동체)로 쳐들어왔다고 전했다.
힘없는 목소리로 리프시츠 씨는 "그들은 우리 집을 급습했고 사람들을 때렸으며 늙든 젊든 구별 없이 사람들을 납치했다"고 설명했다.
리프시츠 씨가 살고 있던 니르오즈에서는 약 400명의 주민 중 3분의 1가량이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속에서 납치되거나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리프시츠 씨는 자신이 오토바이에 태워진 채로 가자지구 근처로 끌려가는 도중 부상을 입었고 착용하고 있던 손목시계와 장신구도 도난당했다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인질로 납치했다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석방한 요체베드 리프시츠.[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10.24 mj72284@newspim.com |
리프시츠 씨에 따르면 가자지구에 도착한 인질들은 "거미줄" 같은 터널로 옮겨졌다. 리프시츠 씨와 같은 마을에 살던 5명의 인질이 함께 억류됐으며 인질 한 명당 1명의 요원이 붙어 24시간 동안 감시했다.
리프시츠 씨는 이틀에 한 번꼴로 의료진이 인질들을 방문해 필요한 약을 처방했다며 "그들은 상처를 잘 치료해 줬다"고 했다.
전날 공개된 영상에는 리프시츠 씨가 석방 당시 몸을 돌려 자신을 억류했던 대원들과 악수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 같은 행동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묻지 리프시츠 씨는 "그들은 나를 젠틀하게 대해줬고 우리가 필요한 것을 줬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리프시츠 씨의 손자는 리프시츠 씨를 가자지구에서 아픈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돕던 평화운동가라고 소개했다.
리프시츠 씨는 이스라엘 군이 이스라엘 남부 지역 주민들을 하마스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며 군이 공격의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리프시츠 씨는 "우리는 스스로를 지켜야 했다"며 큰 비용을 들여 만든 보안 철책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전날 하마스는 카타르와 이집트의 중재에 따라 인도적 이유로 이스라엘 국적의 리프시츠 씨와 누릿 쿠퍼(79) 씨를 석방했다. 지난 20일에도 하마스는 억류하고 있던 미국 국적의 모녀 인질을 풀어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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