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3-10-25 15:23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급등하며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해외 투자자들은 여전히 위안화 채권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고 얼스이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가 24일 보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상하이 본부가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해외 기관이 보유한 은행간 시장 채권은 3조 1900억 위안(약 587조 4700억원)으로, 전체 은행간 채권 시장 위탁량의 2.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투자자들이 9월에만 위안화 채권 보유량을 100억 위안가량 늘린 것으로, 지난 6월 이래 월간 최대 증가폭이다.
위안화 채권의 주요 투자자는 해외 중앙은행과 국부펀드였다. 중국의 한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채권 금리 상승과 부채 증가 등으로 인해 미 국채 리스크를 우려하는 중앙은행 및 국부펀드들이 늘고 있다"며 "이들 기관이 일부 자금을 신용등급이 높으면서도 가격 변동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위안화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한 이머징마켓 투자 전문 펀드 매니저는 "이번주(10월 23~26일) 10년물 미 국채 금리가 5%를 돌파했지만 해외 중앙은행과 국부펀드의 위안화 채권 추가 매입 흐름은 바뀌기 힘들 것"이라며 "글로벌 장기 투자금이 위안화 채권 비중 확대 시 주목하는 것은 미중 금리 역전(미국 국채 금리가 중국보다 높아지는 것) 폭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보다 미중 양국 간 무역 규모가 계속해서 확대되고 양국 무역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위안화 국제화 수준이 높아진 것이 해외 기관의 위안화 채권 투자에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가 지난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결제 중 위안화 비중은 전월의 3.47%에서 0.24%포인트(p) 늘어난 3.71%에 달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안화가 저평가 돼 있는 것 역시 위안화 채권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미중 금리차 역전 폭이 확대되면서 위안화는 약세를 연출했다.
지난달 초 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7.3498위안까지 치솟으며 연내 최고치(위안화 가치 최저)를 기록했던 위안화 환율은 중국 당국의 개입으로 이달 현재 달러당 7.3~7.3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외환 시장 영향력이 확인된 가운데, 경기가 회복되면서 위안화 가치가 높아지면 위안화 채권에 투자했던 해외 자본은 환차익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증시에서 이탈한 해외 투자기관 자금이 위안화 채권 시장으로 몰리면서 해외 자본의 위안화 채권 보유량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한편 중국 내 전문가들은 해외 자본의 위안화 채권 보유량 증대가 위안화 환율 안정을 뒷받침 할 것으로 전망한다. 위안화 채권 투자 수요가 위안화 수요 증대로 이어져 달러 강세 중 위안화 환율의 추가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을 방어할 것이란 분석이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