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 중인 가운데 공공의료의 거점 병원인 국립대병원들이 의사를 뽑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국립대 병원의 모집 공고에 응시율은 50%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의 국립대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 9월 말까지 전국 국립대 병원은 진료과별 전공의와 인턴을 제외한 의사직 모집 공고를 냈지만, 응시율은 53.3%에 그쳤다.
/제공=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
전국 15개 국립대병원은 총 3208회에 걸쳐 6613명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지만, 공고에 응시한 응시자는 3523명(53.3%)에 불과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제주대병원은 149번 모집공고를 냈으나 모집공고에 19.8%만 응시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제주대병원의 의사직은 정원의 78.7%였다.
다른 지방 국립대 상황도 비슷했다. 경상대병원 응시율은 27.1%에 불과했고, 의사직 정원대비 현원은 65.9%에 불과했다. 경상대병원 창원 분원은 30.8%, 강원대병원(32.8%), 경북대병원(43.0%), 충북대병원(46.1%), 충남대병원 본원(48.0%) 등 대부분의 모집공고에 응시율이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국립대병원은 진료교수, 임상교수, 연구교수, 공공임상교수, 전임의, 촉탁의, 계약직 의사 등 다양한 형태와 이름으로 의사직을 뽑고 있었다. 병원 예산으로 의사를 선발하고 있지만, 국립대병원들이 환자 진료를 위해 선발하는 의사를 제때 선발하지 못하면서 의사 부족에 시달리는 국립대 병원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사직 모집에 응시율이 높을수록 의사 확보율도 높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응시율이 상위권이던 서울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은 모두 의사 확보율이 80%를 넘어섰다.
한편 국립대병원 의사직 응시율이 낮은 지역일수록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하는 학생의 비율이 낮았다는 점도 지적을 받고 있다. 2014년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지역 의과대학이 지역인재전형을 도입하고 있지만, 대학별 기준이 다르다는 점도 문제점이라는 지적이다.
서 의원은 "지역의 핵심 거점 공공의료 기관인 국립대병원마저 의사를 제때 채용하지 못해 심각한 의사 부족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의대가 없는 지역에 의대를 신설하는 등 지역에서 제대로 의사를 양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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