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태성 기자 = 26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종합감사에서는 전기요금 인상을 둘러싼 정부와 야당 간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졌다.
한국전력공사의 재무 구조 악화, 전기요금 인상을 둘러싼 논쟁은 지난 10일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있었지만 이날 종합감사에서는 그 갈등이 더 심화된 것이다.
충돌은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서 시작됐다. 김 의원은 "산업부 장관은 거듭 '한전의 자구책이 우선돼야 한다. 요금정상화는 단계적으로 하겠다'고 한다"며 "사실 올해 계획이 없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10 pangbin@newspim.com |
이에 방문규 산업부 장관이 "지금 협의를 하고 있다"고 답했고, 김 의원은 "자꾸 그렇게 돌려서 이야기하니까 정부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김 의원은 "요금 정상화를 포함한 한전의 재무개선에 대해 산업부 장관의 입장이 모호하다"며 "총선 전까지 요금인상 계획이 있느냐, 없느냐"고 질의했다.
이어 "장관님은 요금인상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으로 들린다"며 "한전은 요금 정상화에 대한 진전 없이 자구책만 갖고 방어(개선)해나가기 어렵다는 것 아니냐"고 연이어 압박했다.
하지만 방 장관은 지지않고 "그 원인을 누가 제공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그렇게 한전 정상화를 염려하시는 분이 2021년 4분기 5조원, 2022년 1분기 7조원의 적자가 났을 땐 왜 말씀 안했느냐"고 말했다.
한전의 재무구조가 심각해지기까지 지난 정부는 왜 제때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못했는지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 과정에서 방 장관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는 야당 의원들의 항의로 감사 과정에서 잠시 차질을 빚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 2023.10.10 pangbin@newspim.com |
민주당 소속의 이재정 산자중기위원장은 "이 자리는 부처와 국회의 소통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라며 방 장관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가 반복될 경우 감사장에서 퇴장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산업부 종합감사에서는 내년도 산업기술 연구개발(R&D) 예산 편성 과정의 적절성을 묻는 질의도 언급됐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예산을 난도질해놓고 이제 와서 산업기술 R&D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건 선후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뚜렷한 연구결과가 있으면 증액하겠다고도 했는데 대체 어떤 기준으로 증액하겠다는 건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방 장관은 "모래에다 물을 붓는 식으로 하지 않겠다는 게 저희 생각"이라며 "R&D에 대한 지원을 확대·강화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지원을) 받아들일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사업에 집중해서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며 "더 효율화해서 국민 세금이 더 의미있게 쓰이는 방향으로 R&D를 관리해나가겠다는 차원"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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