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이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전면전 대신 단계별 지상 작전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백악관이 하마스와 가자지구 시민들을 반드시 구분해 공격할 것을 강조했다.

29일(현지시각)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CNN '스테이트오브더유니언(State of the Union)'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스라엘 방위군(IDF)과 이스라엘 정부는 모든 가능한 수단을 사용해 테러리스트인 하마스와 테러리스트가 아닌 시민들을 구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블룸버그]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가자 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조한 동시에 이스라엘에 국제 인도법 준수를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테러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할 모든 권리와 책임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동시에 "민간인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국제 인도법을 준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시민들을 포함한 인질들의 소재를 파악하고 이들의 석방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 민간인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즉각 대폭 늘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설리번 보좌관은 CNN에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이번 포격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이며, 한 명 한 명의 희생이 모두 비극"이라고 말했다.

설리번은 ABC '디스 위크(This Week)'와 CBS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도 출연해 하마스가 시민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많은 인질들이 여전히 구조를 기다리고 있으며 미국은 이들을 구하기 위해 적극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 뉴욕타임스(NYT)는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면적 공격 대신 단계별로 지상 작전을 확대하기로 한 것은 미국의 조언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마스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두 번째 단계'에 진입했다고 선언한 이스라엘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등이 제안한 것보다 더 작고 좁은 지역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로이드 장관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가자지구에서 어떻게 지상전을 전개할지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는데, 한 정부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오스틴 장관 등의 조언에 따라 지상 공격 계획을 다듬었다고 전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