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롯데백화점의 '강남 1등' 탈환 계획에 따라 연매출 3조원 수준까지 도달한 잠실점과 달리 강남점 리뉴얼 계획은 계속 밀리고 있다.
서울 대치동 금싸라기 땅에 위치했지만, 지방 중소형 백화점 수준의 연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강남점을 두고 롯데백화점은 투자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강남점의 연내 리뉴얼 계획은 사실상 철회됐다. 당초 롯데백화점은 연내 강남점 운영을 중단하고 내·외부 전부를 뜯어고치는 대규모 리뉴얼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사진=롯데쇼핑] |
하지만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날 "강남점 리뉴얼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고, 내부적으로 어떻게 리뉴얼할지 계속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강남점은 롯데백화점이 과거 그랜드백화점 강남점을 인수해 2000년 재개관한 점포다. 2016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증축 시기에 맞춰 16년 만에 본관 옆 주차장 건물을 점포로 바꾸는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했지만, 이후에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다.
이런 가운데 2016년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며 강남 상권 내 롯데백화점의 무게 중심 축은 롯데백화점 잠실점으로 완전히 옮겨갔다. 롯데월드타워 완공 이후 롯데백화점 잠실점에는 명품 전문관인 에비뉴엘과 쇼핑몰 형태인 롯데월드몰이 추가됐다.
점포 규모가 커지면서 잠실점은 롯데백화점 점포 중 유일하게 이른바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를 갖춘 점포가 됐다.
이후 잠실점 인근에 위치한 강남점은 연매출 2000억원 대의 중소형 점포로 머물렀다. 그러던 중 강남점 리뉴얼 계획이 다시 수면 위로 오른 건 2021년 말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오면서다.
경쟁사인 신세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롯데백화점 대표 자리에 오른 정 대표는 단일 점포로 매출 규모 1위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넘어 롯데백화점을 '강남 1등 백화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 초 강남점의 대대적인 리뉴얼 계획이 알려졌지만, 1년 가까이 리뉴얼이 시작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 업황 부진 속에서 롯데백화점이 투자에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이미 콘란샵과 같은 특화 MD(상품)이 있지만 강남점의 매출이 중소형 백화점 수준에 머물고 있는 만큼, 롯데 입장에선 투자 비용 회수에 대한 걱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이 잠실점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는 분석도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작년 기존 롯데백화점 점포 중 매출 1위였던 본점을 제치고 국내에선 2번째로 연매출 2조 점포에 올랐다.
연매출 2조5982억원으로 단일 점포 매출 1위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2조8398억원)을 뒤쫓고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잠실점이 3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 이 격차를 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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