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깜짝 방문해 60분 가량 환담을 나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 달 26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조만간 (박 전 대통령을) 찾아뵙겠다고 말한 뒤 12일 만에 방문이 이뤄졌다"며 "작년 4월 방문했을 때는 박 전 대통령이 집 안에서 (윤 대통령을) 맞았으나, 오늘은 현관 계단 아래까지 내려와 반갑게 맞았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환담을 마치고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11.07 photo@newspim.com |
이 대변인에 따르면 두 전·현직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날씨, 사저의 정원, 달성군 비슬산 등 가벼운 주제부터 시작해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게 "사저의 뒷산이 비슬산이 맞냐"라고 물으며 "대구 근무시절 의대 교수가 TV방송에 나와 비슬산 자연이 질병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비슬산에서 새들이 날아와 정원에서 놀다가곤 한다"고 화답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은 대화 도중 윤 대통령에게 "어떻게 강아지를 6마리나 입양했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처음에 위탁 돌봄을 했는데, 정이 들어 입양하기 시작했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면서 "산자부 창고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주재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찾았는데, 등사된 자료가 잘 보존되어 있어 박정희 대통령 사인까지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읽어보니 재미도 있고, 어떻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온고지신이라고 과거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이 "어떻게 그걸 다 읽으셨냐,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니깐 회의에서 애로사항을 듣고 바로 해결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정상외교 활동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은 수소차에 관심을 표명했고, 윤 대통령은 최근 관련 산업 동향을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화를 마무리하며 "해외 순방 일정이 많아 피곤이 쌓일 수 있는데 건강관리 잘하시라"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지난 번에 뵀을 때보다 얼굴이 좋아지신 것 같아 다행이다.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란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11.07 photo@newspim.com |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환담을 마친 후 정원을 산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이팝나무, 백일홍 등 여러 나무와 꽃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사저를 나설 때 박 전 대통령이 차를 타는 곳까지 배웅하려고 했으나, 윤 대통령이 간곡히 사양하며 대문 계단에서 들어가시라고 해 박 전 대통령 대신 유영하 변호사가 차까지 윤 대통령을 배웅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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