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허위 공시 등 혐의로 기소된 이홍규 아난티 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9일 주식회사등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와 주식회사 아난티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재무 담당 임원으로서 이만규 아난티 대표이사와 공모하여 지출 증빙자료를 비용 처리하지 않고 2015∼2016년 사업보고서에 지출 증빙을 할 수 없는 회삿돈 수십억원을 선급금으로 잡아 허위 공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는 계정분류의 문제일 뿐 허위 기재가 아니며 회사 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도 아니다"며 "증빙 없는 자금 인출을 무조건 비용으로 인식해야 된다는 검찰의 전제사실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씨 측은 "주식회사등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에서 법인과 CFO만 기소하고 대표이사가 빠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면서 "공소장에도 피고인과 대표이사가 공모했다는 사실이 적시돼 있다. 향후 대표이사가 추가로 기소된다면 그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변론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재 이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며 재판의 추정(추후지정)을 요청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스핌DB] |
재판부가 추가 기소 관련 의견을 묻자 검찰은 "현재 이만규씨와 나머지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며 "조만간이라고 말씀드리기는 힘들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기소여부를 정리할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 만약 이만규씨가 기소된다면 이 사건과 병합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검찰은 "이만규씨에 대해서는 공시의무 위반 외에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같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사건을 병합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필요하다면 증인신문을 진행하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다음 공판은 내년 1월 9일로 예정됐다.
앞서 검찰은 아난티가 지난 2009년 4월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토지와 건물을 매입하고 두 달도 되지 않아 삼성생명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큰 차익을 남긴 것을 보고 부동산 거래 비리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
휴양콘도 운영업체인 아난티는 2009년 4월 신천동의 토지 1852㎡와 건물 2639㎡를 500억원에 매수했다. 그런데 최종 잔금을 다 납부하기도 전인 같은 해 6월 아난티는 매입가액의 두 배 가까운 969억원을 받고 삼성생명에 이를 되판 것이다.
검찰은 이씨와 삼성생명 부동산사업부 출신 임직원들이 유착해 이 같은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이들의 주거지와 회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이어갔다. 또한 이씨와 공범 의혹을 받는 이만규 아난티 대표이사에 대한 횡령·배임 등 혐의에 대한 수사도 함께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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