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은 9일 "한미 핵협의그룹(NCG)이 구체적 성과를 내게 되면 일본이 원할 경우에 한미일 NCG 창설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한미 NCG와 한미일 NCG를 별도로 둘 것인지, 아니면 기존 한미 NCG에 일본이 합류해 한미일 NCG로 확대할 것인지 3국 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정부의 초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내고 현재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김 전 실장은 이날 여의도 CCMM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인도태평양 비전포럼'에서 발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다니엘 러셀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국 차관보 등이 9일 여의도에서 열린 '2023 인도태평양 비전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김 전 실장은 "윤석열정부는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뿐만 아니라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 3개국 안보협의체)와 파이브 아이즈(Five-Eyes·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5개국 정보기관 공동체)와의 협력을 지향한다"고 평가했다.
김 전 실장은 "미·영·호 3개 회원국과 이해관계가 충돌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한일이 오커스와 협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 하원은 2022년 국방수권법(NDAA)에 한일과 인도, 독일을 파이브 아이즈에 포함하자는 내용을 제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실장은 "한일은 북한에 관한 정보를 중심으로 제한된 범위 안에서 파이브 아이즈와의 협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한반도 통일과 관련해서도 한미일 협력이 필수적"이라면서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3국 정상은 통일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평가했다.
김 전 실장은 "3국 공동성명에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a unified Korea that is free and at peace)'를 지지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면서 "한반도 통일은 미일과 가치를 공유하는 통일한국의 출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한미일 3국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통일, 더 나아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위해 역할을 분담하고 각자의 네트워크 파워를 한 데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제언했다.
다니엘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국 차관보는 한미일 3국 협력 제도화와 관련해 "한미일 정상회의와 고위급 협의 정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셀 전 차관보는 "3자 실무진과 태스크포스(TF)팀 조성은 특정 문제를 다루는 데에 매우 효과적"이라면서 "다른 지역그룹과 기관의 업무를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셀 전 차관보는 "한미일 3국 간의 조정실을 설치하는 것은 가치가 있다"고 제언했다.
러셀 전 차관보는 "비정부기구와 대학, 기업,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한미일 3국 실무진 조성을 독려해 각국 정부와 민간의 추가 협력 방안과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러셀 전 차관보는 "공동 프로젝트와 장학금, 구상을 위한 3국 간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3국 협력의 이점에 대해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조정된 공공외교 캠페인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에야 요시히데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중국과 공존에 대해 "억제력 구축의 필요 여부와 별개로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과 공존하는 전략을 불가피하게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에야 교수는 "일본의 대중(對中) 정책 전환점은 2018년 아베 신조 총리가 총리로서 7년 여만에 중국을 방문했을 때"이라면서 "이로써 일본의 공격적인 인태 외교정책은 대중 전략에서 지역 비전으로 축소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소에야 교수는 "또 쿼드 회의는 인태 지역의 포용성과 아셍나 중심성을 강조했는데, 이는 쿼드 협력이 중국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소에야 교수는 "2022년 6월말 마드리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아태 파트너국으로 초청된 4개국(AP4·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정상이 참여했다"면서 "AP4는 한일 협력을 지역적 차원을 넘어 세계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평가했다.
소에야 교수는 "한일은 동북아시아의 전통적인 안보 위협과 문제에 대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는 동시에 인태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다양한 소다자 틀 촉매제로서 협력을 주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윤영관(전 외교통상부 장관) 서울대 명예교수 사회로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이정훈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발제자들과 토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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