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송현도 기자 = 서울교통공사가 이틀간 지하철 경고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퇴근길 연착이 이어지며 시민들이 한 목소리로 불편을 호소했다.
9일 서울교통공사 노조에 따르면 전날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이날 주간근무부터 10일 야간근무 전까지 노조는 파업에 돌입했다. 출근시간대 지하철은 평시 대비 100% 운행하면서 파업 첫날 출근길 대란은 없었지만, 퇴근길에는 지하철 운행률이 87%까지 떨어져 당초 혼란이 예상됐다.
이날 오후 5시30분께부터 지하철은 급속도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정상운행을 못하므로 다른 교통편을 이용해달라"는 안내방송이 계속해서 나왔으며, 통화로 "약속에 늦을 것 같다", "비도 오는데 짜증난다"는 등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늦은 오후부터 비가 온 탓에 시민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좋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역 6호선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지난 8일 열렸던 노사 협상이 결렬되자 이틀간 경고파업에 돌입한다. 파업으로 인해 전체 지하철 운행률은 평상시 대비 82%, 퇴근 시간대에는 87%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3.11.09 choipix16@newspim.com |
5호선 여의도역에서 퇴근길에 오른 김종대(65) 씨는 "지금 15분째 기다리고 있는데 안오고 있다"며 "방금 저녁 약속에 늦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친구도 50분 늦는다더라"고 말했다.
이어 "직장인들이 뭘 잘못했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정부가 빨리 나서서 정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래역에서 금천구청역으로 이동하는 우모(26) 씨 또한 "아직 지하철을 타지도 못했고 난리도 아니다"라며 "원래 퇴근길은 이 정도 아닌데 한참 걸릴 것 같다. 발 디딜 틈도 없다"고 했다.
강남구청역에서 7호선을 기다리는 이모(28) 씨 또한 "지하철이 계속 멈춘다. 1호선으로 갈아타야 하는데 아직 7호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평소와 다르게 너무 혼잡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임금·단체협약 협상 결렬로 이틀간 경고 파업에 들어간 9일 오전 2호선 잠실새내역에 시민들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출·퇴근대 운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2023.11.09 leemario@newspim.com |
커뮤니티를 통해 각 호선의 혼잡도를 파악하려는 시민도 많았다. 각종 직장인 커뮤니티 등에는 각 호선의 배차간격표는 물론 "2,3호선은 매우 복잡하고 5호선은 괜찮다"는 등의 말이 쏟아졌다.
실제 오후 6시15분께 도착한 2호선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열차 밖으로 줄이 20m 가량 늘어져있었고, 열차를 타려고 온 사람들이 긴 줄을 보고 돌아서는 경우도 더러 보였다.
2호선 영등포구청역에서 만난 서지원(27) 씨는 "출퇴근 시간에는 정상운행 하는 줄 알았는데 퇴근시간대도 하는 줄 알았으면 지하철 이용 안했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시민들은 하나같이 파업에 대해 우려하며 다음날 출퇴근길을 걱정했다. 특히 퇴근길은 기다릴 수 있지만 출근길은 늦는 것을 회사에 보고해야해 눈치가 보인다는 시민도 많았다. 4호선을 이용하는 김모(27) 씨는 "출근시간에 늦어질까 걱정된다"며 "늦는다고 말하는 게 (회사) 눈치가 보인다"고 했다.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컸다. 퇴근길을 서두르려는 시민들이 지하철에 동시에 탑승하면서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비명 소리를 나는 곳을 쳐다보던 한 시민은 "이러다가 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지냐"고 한숨을 짓기도 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각각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과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와 함께 총파업 돌입 출정식을 열고 서울시의 인력 감축, 안전 업무 외주화 정책 등을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사측과 서울시가 입장을 철회하지 않으면 오는 16일 수능 이후 전면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2차 파업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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