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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탄핵안' 두고 민주당 vs 검찰 갈등 폭발…"탄핵 의도 의심"

기사등록 : 2023-11-1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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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오는 30일·내달 1일 이정섭·손준성 검사 탄핵 재추진
이원석 총장 "탄핵 시기 의문…차라리 나를 탄핵하라"
법조계 "李수사 방해 또는 檢부정적 프레임 강화 목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또다시 검사 탄핵을 추진하면서 검찰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비록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이번 탄핵안이 철회되긴 했으나 민주당은 오는 30일과 내달 1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재추진해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잇단 검사 탄핵에 검찰 수장인 이원석 총장은 차라리 본인을 탄핵하라며 정치권을 향해 강하게 반발했다. 법조계에서도 이번 민주당의 검사 탄핵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거나 검찰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을 만들려는 등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원석 검찰총장. 2023.10.23 photo@newspim.com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10일 "최근 비위 의혹이 제기된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를 제외한 나머지 검사 탄핵은 너무 늦었다"며 "검사 탄핵을 정치적 '카드'로 활용할 목적으로 가지고 있다가, 이제서야 터뜨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이번 탄핵 대상은 이 차장검사와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다. 이 차장검사는 위장전입과 사적 신원조회 등 혐의로 검찰의 수사·감찰을 동시에 받고 있으며, 손 차장검사는 '고발 사주'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검사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인 유우성 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보복 기소'했다는 이유로 탄핵 소추안을 올린 뒤 가결한 바 있다.

이 총장은 전날 "우리 헌법은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직무상 위법에 대해서만 탄핵을 인정한다"면서도 "안 차장검사는 사건을 처리한 지 9년 만에, 손 차장검사는 기소된 지 1년 반 만에 탄핵됐다. 탄핵이 될 만큼 비위가 명백하다면 왜 이 시기에 탄핵했는지 의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민주당의 검사 탄핵은 당대표 수사에 대한 보복탄핵, 검사를 겁박하고 검찰을 마비시키려는 협박 탄핵, 그리고 당대표의 사법 절차를 막아보려는 방탄탄핵"이라며 "부당한 탄핵은 그만둬야 한다. 그래도 검찰을 탄핵하겠다고 한다면 검사들을 탄핵하지 말고 이 대표에 대한 수사·기소를 책임진 저를 탄핵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검찰총장 등이 나서 부패검사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고 있어 매우 유감"이라며 "총장이 일벌백계해 검찰의 투명성과 신뢰를 제고하지 않고 오히려 이 차장검사 편을 드는 모습도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불법행위가 있으면 검찰 내부를 감찰하든 수사를 하든 징계하든 해야 하는데 그것 자체가 안되는 것이 문제"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도 탄핵 시기나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민주당의 연이은 검사 탄핵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검사 탄핵을 '정쟁'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수사권조정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 검찰의 수사권 축소를 통한 압박이 실패하자 검사 개인의 비위 의혹을 강조해 검찰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을 만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돈봉투 사건' 등 민주당 관련 수사, 특히 이 대표에 대한 수사·기소가 계속되면서 검찰에 대한 반감이 탄핵으로 이어졌으며, 검찰의 무리한 수사 내지는 보복 수사의 근거로 안 차장검사의 9년 전 사건이 사용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이 차장검사 관련 의혹을 제기했고, 민주당은 이 차장검사를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에 검찰은 이 차장검사에 대한 수사·감찰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탄핵 추진에 이어 그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기로 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민주당은 약 한 달 동안 이 차장검사에 대해 할 수 있는 모든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이 차장검사도 일부 혐의를 인정하고 있는데, 이 정도로 전방위 압박을 해야 할 만큼 급박한 사안인지 의문이다.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거나 지연시키려는 목적이 있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차장검사는 지난 법무부 인사에서 수원지검으로 이동해 현재 이 대표의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도 사람이 사는 조직이다 보니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검사의 비위는 더욱 강하게 처벌해야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다만 시기적으로 봤을 때 짧게는 1년, 길게는 수년이 흐른 사건을 갖고 검사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hyun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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